2조원 규모 신디케이트론 통해 PF사업장 재구조화부실 우려에 부담감 지속···인센티브 방안에 주목"유동성 공급되도 구조조정 빠른 시일내에는 힘들 것"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정상화 방안에는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신디케이트론(집단대출)을 발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신디케이트론은 2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차관단을 구성해 공통 조건으로 차주에게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중장기 집단 대출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한도 내에서 자금 수요가 있을 때마다 돈을 붓는 방식인 '캐피털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디케이트론의 경우 펀드 방식과 달리 금융사들이 사업장을 직접 심사해 어떤 사업장에 자금이 어떻게 투입됐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이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금융사들이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며 "펀드의 경우 출자해놓은 뒤 어떻게 쓰일지 알 수 없는데 신디케이트론은 이보다 일방적이고 상식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경·공매를 통해 부실 사업장의 토지 가격을 낮춘 뒤 금융권이 조성한 자금을 투입해 부동산 PF 사업을 재구조화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과 보험사,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금융사가 신디케이트론 방식의 자금을 공급해 정상 사업장에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실 사업장은 캠코로 넘겨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디케이트론 규모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만기 연장으로 버티는 2금융권 브릿지론 규모는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금융권은 여전히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 자금 투입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부동산 시장이 불확실한 만큼 향후 발생할 부실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14조원 가량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2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면 PF 부실 확산을 막는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 업계 관계자들은 충당금 적립 기준 완화가 인센티브 방안으로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사는 보유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고정 이하 여신으로 분류하면 업권별로 20~3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여러번 회의가 진행됐고 금융권에서도 인센티브 차원에서 충당금을 비롯한 건전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당국에 전달했다"면서 "1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은 큰 문제가 없으나 여전사와 저축은행이 보유한 PF의 경우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전체 금융권의 충당금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금융당국은 부실이 발생해도 고의·중과실이 아닐 경우 금융사 담당 임직원을 면책 하는 방안, 보험사의 신지급여력비율 등 건전성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호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팀장은 "정부에서는 부실 사업장을 조금씩 정리하면서 연착륙을 시도하려는 취지로 보이며 수단을 마련해준 만큼 금융기관이 옥석 가리기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단 금리 인하시기가 지연되고 있고 경기 회복이 늦어져 정리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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