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국내 조강 생산량 감소···전년比 5% ↓中 저가 공세 심화···값싼 철강재 해외로 수출조선-철강업계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난항'
1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2122만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감산 행렬을 펼쳤던 지난 2022년(2202만톤) 대비 약 80만톤(3.6%) 하락한 수준이다.
앞서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 7000만톤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6000톤에 머물렀으나, 2021년 역대급 호황으로 7000만 톤 선을 회복했다. 다만 2022년부터 태풍 힌남노에 따른 냉천 범람으로 각각 실적이 악화했고, 전 세계 경기침체까지 덮쳐 본격적으로 실적 둔화기에 진입했다.
중국은 글로벌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무려 전 세계 철강 수요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철강사들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의 최대 구매처이기도 해 중국의 경기는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다만 중국은 여전히 이렇다 할 경기회복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초 리오프닝을 선언하며 시장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자국 부동산 경기침체로 특별한 리오프닝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는 곧 철강 가격 하락과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침체기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중국의 '저가 공세'도 심상치 않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철강재 과잉 공급을 바탕으로 저렴한 철강 물량을 과도하게 늘려 해외로 수출했다. 수입산 철강재의 경우 국내산 대비 무려 10%가량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국내 철강사들은 원가 부담을 제품가에 전가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실정이다.
중국의 과도한 철강재 밀어내기는 국내 철강업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구조물 붕괴 등의 위험이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저가 공세는 엔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일본도 비슷하다. 일본은 최근 역대급 엔저를 바탕으로 자국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상반기 조선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조선·철강업계는 지난 4월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후판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국내 후판 가격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철강사들은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후판은 선박에 사용되는 재료로 두께 6㎜가 넘는 두꺼운 철판이다. 조선업계에 후판은 생산원가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반면, 철강업계에는 핵심 매출원이다.
통상 후판 가격 협상은 상·하반기 한 번씩 진행된다. 지난해 상반기 협상은 5월 중순경 톤(t)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가 마무리됐다. 이 점을 고려하면 올해 협상은 진통이 더욱 길어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과 철강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후판가 컨센서스를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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