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신한 등 코넥스 시장 지정 자문인 활동 활발관련 사업 축소하는 대형사···"수입보다 업무 과중"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지정자 문인을 선임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회사는 세븐브로이맥주, 팡스카이 두 곳에 그쳤다. 두 곳 모두 지정자 문인을 키움증권으로 선정했다.
코넥스 상장 규정에 따르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지정자 문인을 필수로 선임해야 한다. 지정 자문인 제도는 코넥스 시장에서 증권사가 특정 기업의 자문인지 돼 자본시장관련 법규 준수에 대한 자문·조언·지도, 공시 및 신고 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제도다. 코넥스 기업의 반기 기준 실적 및 현황을 공시하는 '기업현황보고서'도 지정자 문인이 담당한다. IR(기업설명) 인력 부족을 겪는 영세·중소기업 입장에선 상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지정자 문인이 핵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코넥스 상장사가 지정자문인에 제공하는 수수료는 연간 4000만~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평가기업, 크라우드펀딩 기업 등 특례기업 상장 시 지정 자문인 선임 의무가 면제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일수록 지정자 문인에 대한 저조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현재 20개 사 증권사가 지정자 문인으로 활동 중이지만 IBK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의 3개 증권사가 전체 코넥스 상장 기업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코넥스 상장기업 125개 사 중 담당 기업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으로, 28개 사의 지정자 문인을 맡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각각 11개 사로 그 뒤를 잇고, 키움증권은 10개 사를 담당하는 중이다.
반면 NH투자증권(9개 사), 한국투자증권(7개 사), 미래에셋증권(5개 사), KB증권(2개 사) 등 금융투자업계 상위권 증권사들은 실적이 저조하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2018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주관한 코넥스 상장이 1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지정 자문인 기업 수는 2018년 20개 사, 2019년 15개 사, 2020년 12개 사, 2021년 9개 사, 2022년 7개 사, 2023년 4개 사로 매년 줄더니 지난 5월 말엔 2개 사로 급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 기간 5개 사를 상장시킨 반면 지정 자문인 기업은 19개 사에서 7개 사로 12개 사가 줄었다.
대형 증권사들이 지정 자문인 사업에서 눈을 돌리는 건 코넥스 시장 침체 영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2017년 성장성 특례 상장, 이익미실현 특례상장 등 코스닥 특례 상장 도입 후 기업들이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으로 바로 상장하는 사레가 늘고 있다. 코스닥 특례 상장 도입 전인 2016년 50개 사에 달하던 코넥스 신규 상장사는 지난해 14개 사로 51.7%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코스닥 신규 상장사는 82개 사에서 132개 사로 61.0% 늘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보다 코스닥 상장에 집중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사 입장에선 지정자 문인으로 얻는 수수료 수입과 비교해 코넥스 상장사에 투입되는 업무가 과중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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