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부문 '1300명 감축' 강도 높은 구조조정신 전무 전두지휘 신성장 사업군 집중 투자
이를 대신해 신유열 전무를 앞세워 그룹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부문에 대폭 힘을 싣는 모습이다.
3일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가 발간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사업부(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하이마트)의 신규 채용 규모는 273명에 그치며 전년(901명) 대비 69.7% 감소했다.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신규 채용은 32명에 그치며 전년(384명) 대비 12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채용 인원이 103명으로 롯데쇼핑 사업부 중 가장 많았으나, 전년(126명) 보단 18.3% 줄었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는 지난해 채용 인원을 전년 196명에서 30명으로 대폭 줄였다. 롯데슈퍼의 지난해 신규 채용 인원은 단 4명에 그쳤다. 롯데하이마트도 같은 기간 채용 인원이 123명에서 104명으로 15.4% 감소했다.
이에 롯데그룹 5개 유통 계열사·사업부의 국내 고용인원은 2022년 2만2809명에서 지난해 2만1511명으로 1년 새 1298명이 줄었다.
이러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사업부의 고용인원 감축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실적 부진 장기화로 비효율 점포 정리 및 사업부 통폐합 등을 추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의 유통부문 군살 빼기 작업은 올해 더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올해도 강도 높은 점포 정리와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점포 중 매출 최하위권인 마산점의 영업을 지난달 30일부로 종료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4월 기준 전체 매장 수를 전년 대비 40점이나 줄였다.
롯데온은 지난달 근속 3년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섰고, 롯데면세점은 전 임원 급여 20% 삭감,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 같은 행보와 달리 롯데그룹은 신유열 전무가 이끄는 바이오·메타버스·수소에너지·2차전지 등 신성장 사업군에서는 성장 동력을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 신 전무에게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의 경영 능력 입증이 가장 큰 숙제다. 앞서 신 전무는 2023년 12월 인사를 통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로 승진했다. 미래성장실은 새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또 다른 사업을 발굴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신 전무의 행보는 후계자 기간 동안 유통부문을 키우며 회사 내 장악력을 키운 아버지 신동빈 회장의 것과는 사뭇 달라 눈길을 끌기도 한다.
신 회장은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의 상무로 입사했지만, 이후에는 유통부문 신사업을 통해 후계자 위치를 굳건히 했다. 신 회장은 1999년, 당시는 유통 최신 사업인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의 대표로 취임했다. 2000년에는 롯데닷컴(현재 롯데온)의 대표이사를 맡아 국내 최초의 온라인쇼핑몰 구축을 진두지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유통, 화학 등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신 전문가 미래 먹거리 확보에 성과를 얻는다면 승계작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면서 "신사업을 키우기 위한 대대적인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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