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집값 16주 연속 상승세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인하 기대감 과도"박상우 국토부 장관 "추세적 상승 아냐"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8일 기준)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24% 오르면서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상승 폭은 지난주 조사(0.20%)보다 0.04%포인트 확대하면서 2018년 9월 17일(0.26%) 조사 이후 5년 10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역시 지난주 0.10%에서 이번 주 0.12%로 높아졌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집값 상승을 우려하며 시장 기대가 너무 앞선다는 점을 수차례 경고했다. 그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면서 "가계부채 수준을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게 중요한 만큼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계했다.
이 총재는 "대다수 금통위원은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특히 이런 기대를 선반영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현재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로 묶었다. 금통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2월부터 1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1년 5개월로 역대 최장기간 동결이다.
그는 "특정 지역의 주택 가격을 한국은행이 조절할 수는 없지만, 수도권의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상승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전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도 큰 폭으로 늘어나자, 이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집값상승이 금융장세라는 발언을 했다. 여전히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수요 계층이 광범위하지 않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서울 특정지역에 수요가 몰리며 부분적인 집값 상승이 나타나지만 수급의 문제보다는 금융장세적 성격이 있다"면서 "과거처럼 무지막지하게 몇 년간 집값이 오르거나 급등하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며 "주택 공급과 수요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 금리 조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발언은 오는 9월로 미뤄진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적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의 흐름이 줄어들면 집값은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이야기다.
박 장관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하지만 시장개입을 자제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주택이 공급되도록 하며 애로사항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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