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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대 1.2는 황금비율"···소액주주 끌어안은 SK

산업 에너지·화학 SK 리밸런싱 본격화

"1대 1.2는 황금비율"···소액주주 끌어안은 SK

등록 2024.07.17 19:36

수정 2024.07.18 08:2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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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가치 띄운 과감한 선택에 주목소액주주 배려해 '최적의 시나리오' 설계한 듯 남은 숙제는 E&S 재무적 투자자 'KKR' 설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SK그룹이 이노베이션과 E&S의 합병비율을 '1대 1.2'로 책정했다. 사실상 '대등합병'을 예고한 셈이다. 두 회사를 향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어느 한 쪽에 치우지지 않으면서 반발을 최소화할 시나리오를 설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대형 에너지 기업 출범의 첫 관문을 넘어선 SK가 앞으로 이해관계자를 어떻게 설득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사 합병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E&S는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을 표결에 부친 뒤 오는 11월1일 106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초대형 에너지 기업의 문을 열 예정이다.

그룹 에너지 중간 지주사와 '알짜' 비상장사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 양사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SK이노베이션 주식 가치를 1주당 11만2396원, E&S는 13만3947원으로 놓고 산출한 수치다. 이에 따라 상장사 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E&S 주주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거래 후 통합법인에 대한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상향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두 회사의 가치를 비슷하게 책정한 SK 측 판단에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증권가의 예상을 깬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선 양사의 합병비율이 '1대 2'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SK E&S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지 않겠냐는 얘기다. 과거 E&S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을 때 보통주 1주당 가치를 약 29만원으로 평가받았는데, 여기에 12만원 수준인 이노베이션 주가를 반영하면 이 정도가 적합하다는 인식에서다. 또 SK㈜가 지분 90%를 들고 있는 만큼 E&S에 더 높은 값을 매기는 게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더 유익하다는 시선도 있었다.

아울러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SK E&S 상환전환우선주를 3조1350억원어치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이러한 논리에 힘을 보탰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판단이 서면 투자금 중도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SK가 이노베이션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후하게 쳐준 것은 소액주주의 반발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가뜩이나 저평가 받는 지분 가치가 합병으로 더 희석되면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물론, 새 출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으니 부정적 이슈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노베이션은 이날 주당 약 12만원에 장을 마쳤다. 합병 소식에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상승하긴 했으나, 한 때 30만원까지 뛰었던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일단 그룹의 과감한 선택에 힘입어 이노베이션의 임시 주총은 순조롭게 풀릴 것으로 점쳐진다.

SK의 남은 숙제는 KKR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E&S의 가치가 낮게 책정되면서 자신들의 몫이 줄어든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때 SK로서는 불만을 잠재울 조건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사회 결의 후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양사의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를 공유했다.

추형욱 SK E&S 사장도 "합병으로 양사 모두 기존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에너지 핵심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대 핵심사업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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