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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결국 '엔비디아' 뚫었다···SK하이닉스와 'HBM 진검승부'

산업 전기·전자

삼성전자, 결국 '엔비디아' 뚫었다···SK하이닉스와 'HBM 진검승부'

등록 2024.07.24 15:27

수정 2024.07.24 15:32

정단비

,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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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8월 납품 시작" "'12단 제품' 확답 못 받았지만, 시간문제"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가 결국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큰손 엔비디아의 높은 벽을 넘었다.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이들의 퀄테스트(품질 검증)에서 합격점을 받으면서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엔비디아와의 거래를 본격화하면서 HBM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두 기업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24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 제품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납품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HBM3는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H2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해당 제품을 다른 AI 프로세서에 사용할지, 또는 이를 위해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지 등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5세대인 HBM3E에 대해선 아직 테스트가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칩 시장 80%를 점유한 엔비디아와 거래를 트며 한시름을 덜었다. 상징성을 지닌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음으로써 기술력·품질을 입증하고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기 때문이다.

HBM3E 제품의 경우 확답을 받지 못했으나, 납품을 시작하는 만큼 테스트 통과는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당초 기대보다 시기가 늦춰지면서 실패설이 돌기도 했지만, 이는 엔비디아의 반박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테스트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 통과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며 직접 소문을 차단했다.

시장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공급망 파트너 중 일부는 최근 가능한 한 빨리 주문하고 용량을 비축하라는 정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메모리 대기업의 HBM이 하반기 순조롭게 출하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내부 설비 할당이 가속화되어 생산 라인의 초점이 HBM으로 옮겨갈 것임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엔비디아도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하는 실정이다. 기존 거래 기업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은 내년 HBM 물량까지 모두 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덧붙여 마이크론의 HBM 생산능력은 SK하이닉스의 15% 수준으로 추산된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선 보고서에서 2025년 HBM 수요가 전년보다 97% 증가한 22억3000만GB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같은 해 출하량이 12억5000만GB로 예상돼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만큼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러한 분위기는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 내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삼성전자는 HBM 부문에선 사실상 엔비디아에 제품을 독점으로 공급하던 SK하이닉스(점유율 53%)에 열세를 보였는데, 이번 성과를 계기로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HBM 생산능력을 작년보다 2.9배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한 배경 역시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거래 기업과 관련된 사안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31일 진행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측이 HBM3E 양산을 둘러싼 새로운 소식을 공유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존재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더 명확한 (HBM 납품) 스케줄이 공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퀄테스트가 지연되더라도 (주가에) 반영된 기대가 크지 않아 주가 조정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납품) 가능성에 따른 상승 여력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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