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지점 제보자 A씨, 이날 오전 11시 징계위 소집동시 할당 논란 확산···회사 "자원 기사 상당수" 해명직원들 "실현 불가능한 체계···문제 해결 모르쇠 일관"
5일 업계에 따르면 KT서비스는 소속 설치 기사들에게 여전히 업무를 '중복 할당' 중이다. 중복 할당이란 기사에게 시간 당 여러 건의 업무를 배정하는 것을 지칭하는 내부 용어다. 이런 업무 할당 방식은 기사들의 작업 환경과 서비스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KT서비스의 업무 배정 방식이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도 지난 3월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전국에서 근무하는 KT서비스 수리기사들은 "중복 할당 때문에 힘들다"고 입 모았다.
다만, 이 같은 논란에도 사측의 개선 의지는 '제로(0)'에 가깝다. 도리어 논란 당시 노조(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본부 KT서비스지부) 측에 중복 할당 단말 사진을 제보한 수리기사 A씨를 찾아 처벌에 나섰다. 회사는 이날 오전 11시, 제주 서귀포지점 소속 A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회사의 이런 조치에 기사들 사이에선 분노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노동 조합 관계자는 "사측의 불합리함에 대해 여론의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사측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공익 제보자를 색출해 징계위에 회부"했다며 "제보 당시 일이 많았던 지역을 특정, 조합 소속 기사들을 조사한 듯하다"고 말했다.
KT서비스 관계자는 "기사 내용에 나온 사진은 회사 보안이 요구되는 화면으로 전산을 통해 바로 확인 가능한 사안"이라며 "제보자라서 색출한 것이 아니라, 회사 전산 내용에 대한 노출과 관련한 인사 규정 및 정보보호 업무처리 지침 위반 관련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복 할당이란 표현도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장 상황에 따라 작업 스케줄을 직접 조율할 수 있어 엔지니어의 판단에 따라 즉시 조정 가능한 터라, 회사에서 업무를 강요한다는 의미의 중복 할당은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힘줘 말했다.
업무 배분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업 배분은 기본적으로 시간대별로 할당되는 식이지만, 작업장 환경을 고려해 하루 전체 물량이 작업장 내 작업조에 배분되는 경우가 있다"고 운을 떼며 "후자의 경우는 작업조원들 간 상호합의하에 작업을 배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업무 배분이 가능하단 얘기다.
그러면서 "작업을 많이 한다고 해서 회사 매출액이 증대하는 구조도 아니고, 현장에서 작업자가 작업을 많이 가져가면 개인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도 있어 자발적으로 더 많은 작업을 요청하는 직원도 상당수"라고 부연했다.
이런 사측 입장에 수리 기사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분개했다. 실제 ▲"현실은 영업 압박에 동시 할당이 다반사" ▲"논란이 된 지 언젠데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1인분 19개" ▲"중복 고장이란 지표를 세워 작업자에게 무료 수리 서비스까지도 요구하는 분위기" ▲"일일 생산성이나 월 생산성 등 수치를 통해 영업 압박한다" 등 반응이다.
수리 기사 B씨는 "동시간 대 여러 건을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애초에 현장 상황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이동시간만 생각해도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수리 기사 C씨는 "기사들의 항의로 9시 건(오전 업무)을 줄이나 싶었더니 16시 건(오후 건)으로 죄다 밀어 넣는가 하면 우천·폭설·폭염 등 자연재해 시 본부에서는 작업 금지하라고 하는데 매 시간마다 고장 서비스·개통 서비스 등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팀 실적급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서 생산성을 못 채우면, 팀 전체 실적을 깎아버려 (실적 기준을) 못 넘은 사람만 비판받는 분위기를 형성했다"며 "영업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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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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