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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화장품은 '가성비', 먹는 건 '럭셔리'···MZ의 이중성?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민지야 놀자

화장품은 '가성비', 먹는 건 '럭셔리'···MZ의 이중성?

등록 2024.08.09 14:55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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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소비재' 화장품, 결정적 구매 요소는 가격"가치가 우선순위"···먹거리에 지갑 '활짝' 열어'앰비슈머' 소비 트렌드···양극화 현상 두드러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아낄 땐 아끼더라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엔 지갑을 열게 되는 것 같아요."(20대 직장인 이모씨)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화장품의 경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제품을 구매하며 실속을 챙기지만 먹거리에는 아낌없는 비용을 투자하는 행보를 보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먹거리와 생필품 등 소비자 물가에 다소 인색한 반응을 보였던 소비자라면 이러한 상황은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이는 주된 소비층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앰비슈머(양면성과 소비자의 합성어)'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발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앰비슈머란 가치관의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지만 우선순위에 없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는 형태를 의미한다. 즉 평소에는 가격과 성능을 꼼꼼히 따지고 소비하지만 자신이 특별히 생각하는 대상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면서 고가의 제품과 저가의 제품을 동시에 소비한다는 것.

기자 역시 되돌아보면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조금 더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등 평소 절약하는 생활을 하다가도 특별한 날에는 지출 규모를 크게 늘려왔다. 기자에게도 짠물 소비와 보복 소비의 패턴이 상호 공존해온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특급 호텔들의 식음료(F&B) 수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편 다이소와 올리브영 등 이른바 'K뷰티 맛집'으로 떠오르는 기업들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롯데호텔의 F&B 수입은 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52억원) 대비 8.9%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F&B가 차지하는 비중도 6%대를 넘어섰다.

애플망고 빙수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신라호텔은 주말이 되면 빙수를 먹기 위해 1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는 10만2000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많게는 200그릇가량이 팔리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니즈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1000원숍'으로 불릴 만큼 균일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다이소는 경기 침체에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외형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실제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의 작년 한 해 매출은 3조4605억원으로 전년(2조9458억원) 대비 17.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4%(2393억원) 늘어난 2617억원을 거뒀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 강자인 올리브영의 성장세도 매섭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이 1년 전(2조7775억원)보다 39.0% 증가한 3조861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745억원에서 4660억원으로 69.8%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MZ세대 소비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며 활발한 공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SNS를 통해 본 화장품은 어쩐지 사고 싶다는 생각은 잘 안 드는 것 같다"며 "다만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비싸 보이는 곳은 그렇게 가고 싶다.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에도 화장품보다는 먹거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향후에도 MZ세대 사이에서의 앰비슈머 소비 트렌드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필수 소비재는 절약이 가능하면서도 선호도, 품질 등에 큰 차이가 없어 가격이 결정적인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가치를 두는 소비재는 가격보다 심미적, 심리적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용성을 따질 것인지 가치를 따질 것인지에 따라 소비하는 패턴도 달라지게 된다"며 "가성비에서 더 나아가 가심비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도 결국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과 가치를 고려해 제품을 구매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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