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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이름은 그대로인데 국적만 바꾸는 중국차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이름은 그대로인데 국적만 바꾸는 중국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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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그대로인데 국적만 바꾸는 중국차 기사의 사진

1877년 태생인 윌리엄 리처드 모리스의 원래 주력 사업은 자전거 제조다. 하지만 세상의 이동 수단이 점차 자동차로 바뀌는 것을 보고 1919년 자신의 이름을 딴 '모리스 모터스(Morris Motors)'를 설립했다. 모리스 모터스는 자동차를 판매, 대여, 정비, 개조 등을 주력하는 작은 기업이었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첫 번째 자동차로 내놓은 2인승 '불노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가지치기 제품을 내놓으며 초창기 영국 내 주요 자동차회사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이때 모리스 자동차의 실질 사업을 책임졌던 세실 킴버는 1924년 모리스 자동차의 스포츠 버전을 제작하고 여기에 모리스 개러지(Morris Garage)를 의미하는 'MG' 로고를 부착했다. MG가 히트를 치자 옥스퍼드 남쪽에 별도 공장을 설립해 MG 브랜드를 본격화하게 된다. 이후 MG는 모리스 마이너를 내놓으며 소형차 시장에 진입했고 1938년에는 영국 전체 자동차 생산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사세가 기울자 영국 정부는 오스틴 자동차와 모리스 자동차를 합병해 1952년 BMC를 출범시켰고 'MG'라는 독자 기업은 BMC 산하의 브랜드 역할에 머물러야 했다. 이후 재규어, 트라이엄프, 로버 등도 속속 BMC에 합류하며 BMC는 거대 자동차회사인 로버그룹으로 재탄생했다. 쟁쟁한 브랜드의 참여로 그룹 내에서 MG의 존재감은 점차 엷어졌고 결국 이름만 남게 된다.

하지만 MG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은 아니다. 1994년 MG 브랜드 소유권을 인수한 BMW가 2000년 다시 MG로버그룹에 브랜드를 매각했고 MG는 스포츠카 제작으로 명맥을 이었다. 그러는 사이 유럽 진출을 노리던 중국의 난징자동차그룹이 2005년 MG로버그룹을 삼켰고, 난징자동차그룹은 2007년 상하이자동차그룹에 흡수됐다.

흥미로운 점은 MG에 대한 인식이다. 비록 상하이자동차가 소유했지만 유럽에서 MG는 여전히 영국 차로 인식된다. 자토다이나믹스가 지난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를 살폈더니 MG4가 7만2,212대로 4위에 올랐다. 테슬라 모델Y(25만1,604대), 모델3(10만888대), 폭스바겐 ID.4(8만5,088대) 등이 1~3위인 점을 고려하면 MG4 인기가 매우 거셌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지난 6월 한 달 동안 영국에서 판매된 MG 전기차는 무려 1만3,366대에 달한다. 생산은 중국으로 국적을 바꾸었지만 여전히 'MG=영국' 이미지가 강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출생지와 제품의 생산지가 다른 중국차는 무척 많다. 볼보, 폴스타가 그렇고 테슬라도 일부 차종은 중국 생산이다. 기아도 중국 생산 차종의 일부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현대차도 쏘나타 택시 버전은 중국 생산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에 판매된 자동차는 모두 9,000만대다. 이 중에서 중국이 만들어 낸 자동차는 3,011만대로 무려 30%에 달한다. S&P글로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국 생산차가 수출된 주요 국가는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 등이다. 이외 필리핀, 말레이시아, UAE 등도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 가격을 앞세워 빈틈을 공략했고 지금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 내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중국차가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자 놀란 곳은 경쟁국가다. 이들에게 중국산 자동차는 매우 위협적이고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국, 서유럽 등이 잇따라 관세율 인상으로 시장 문을 걸어 잠그는 것도 자칫하면 안방 시장을 통째로 내줄 수 있어서다. 그러자 중국 기업들의 현지 브랜드 인수 또한 더욱 활발해지는 중이다.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이름은 그대로 두고 국적만 바꿔 공략하기 위해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르노코리아의 2대 주주는 중국 기업이다. 아직은 지배력이 없지만 르노로선 언제든 지분을 중국에 넘길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제는 중국차를 견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들이 스스로 추격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한국은 더 빨리 앞서가야 한다. 전기차 화재 등이 불러일으킨 국민적 불안감도 극복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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