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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오화경 회장 "내년 상반기까지 저축은행 적자 예상···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

금융 저축은행

오화경 회장 "내년 상반기까지 저축은행 적자 예상···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

등록 2024.08.30 14:5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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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수익 줄고 충당금은 증가···저축은행 상반기 3804억원 손실연체율은 가계대출 중심 안정화···올해 핵심과제 '부실채권 정리'"제2의 저축은행 사태 없다"···BIS비율 높고 충당금 3.2조 적립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저축은행중앙회 지하 강당에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설명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저축은행중앙회 지하 강당에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설명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저축은행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실적은 부진하더라도 부실채권 정리 가속화와 높은 자본비율을 고려할 때 유동성 확보 및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 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저축은행중앙회 지하 강당에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설명회를 열고 "저축은행의 주요 여신 고객인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경기회복 지연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저축은행의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이 회장과 더불어 최병주 경영전략본부 수석상무, 이경연 회원서비스본부장, 황정욱 전무이사 등 저축은행중앙회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3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65억원) 적자 대비 2839억원 불어난 수치다.

수신 축소 및 금리 안정화 기조에 따라 이자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5429억원 감소했다. 반면 여신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5461억원) 및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3962억원) 등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유동성 비율 감독기준 132%p 상회···자기자본 감소도 최소화


이에 대해 오 회장은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틸 힘이 충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부실 정리 ▲15%대의 높은 BIS 비율 ▲3조2000억원 규모의 충당금 적립 ▲한국은행과의 RP 거래를 통한 유동성 조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부동산 업황 회복세 등이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은 현재 전체 자산의 30% 가까운 충당금을 쌓고 있고 BIS 비율은 15%, 자기자본은 14조원을 웃돌고 있다"며 "유동성 비율은 232%로, 감독 기준에 비해 132%p나 높을 만큼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3000억원 증자 등 자본 확충 노력을 통해 당기순손실 확대에도 자기자본은 전분기 대비 0.5% 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오 회장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엔 부동산 대출 비율이 49%, BIS 비율은 20%에 육박했다"며 저축은행 사태 재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여신 총액은 전분기 대비 3조2000억원 감소한 9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수적인 여신취급 및 부실채권 해소를 위한 매각·상각 확대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한 결과다.

오 회장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는 건전성 관리 목표를 바탕으로 지난 7월부터 부실채권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월부터는 부실채권 매각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게 오 회장의 설명이다.

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연체율(8.36%)도 전분기 대비 0.44%p 하락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중 기업대출은 0.01% 상승한 반면 가계 대출은 0.45% 하락한 4.8%를 나타냈다. 다만 당분간 업황 개선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3분기부터 연체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점은 부담요소다.

이에 대해 이경연 본부장은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진 개인사업자와 부동산PF 등 기업 대출 쪽으로 연체율이 조금 올라가고 있지만 부실채권 매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9월에도 연체율이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이어 "연체율은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개별 저축은행별로 여신 포트폴리오가 다르기 때문에 기업대출 비중이 높을 경우 연체율 개선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화경(가운데) 회장을 비롯한 저축은행중앙회 주요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저축은행중앙회 지하 강당에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설명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오화경(가운데) 회장을 비롯한 저축은행중앙회 주요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저축은행중앙회 지하 강당에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설명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내년까지 '버티기' 돌입···금융당국에 M&A‧다중채무자 규제 완화 건의


오 회장은 저축은행업계의 가장 첫 번째 경영과제로 부동산 PF와 토지담보대출 정리를 꼽았다. 오 회장은 "지난 2022년 레고사태 당시 부동산 관련 채권을 25조원 가량 갖고 있었으나 올해 2분기 16조6000억원으로 줄였다"며 "현재 처분해야 할 C·D등급이 3조2000억원 정도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회 측은 진성매각 논란에 휩싸인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중앙회는 앞서 5100억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했는데, 일부 저축은행이 매수자로 참여해 부실채권을 파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최병주 수석상무는 "개별 저축은행 차원의 펀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당국의 조사 결과와 개선방안이 마련되면 공동펀드 조성과 함께 경·공매 등 정리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떨어지는 신용등급에 대해서는 "사업평가를 보수적으로 접근해 충당금을 높게 쌓으면 손실이 늘어나는 부분이 있고, 신용등급을 판정할 때는 이게 나쁜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30개사가 신용등급을 받아 퇴직연금을 취급하고 있는데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감축하면 신용등급도 좀 더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중앙회는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 규제에 대해서도 금융당국과 논의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M&A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다. 최 수석상무는 "당국에서 규제를 완화한다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M&A가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는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완화도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있다. 중앙회 측은 "다중 채무자 충당금이 저축은행에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건 취약계층인 서민들에 대한 자금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중앙회 차원에서 다중채무자의 충당금 완화를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오 회장은 "저축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약 10조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자본구조로 보면 (적자를)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며 "올해 가장 중요한 일은 부실채권을 줄이는 것이고, 업계 안팎의 우려를 알고 있지만 유동성도 충분히 문제없이 확보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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