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직후 일부 생필품 2배 이상 팔려사재기 조장 비판에 "관련 자료 제공 어려워"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제한 3~4일 편의점 4사의 통조림, 라면, 생수 등 생필품 매출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A 편의점의 경우 3일 오후 11시부터 4일 0시 기준 통조림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337.3%나 올랐다. 봉지면 253.8%, 생수 141.0%, 즉석밥 128.6% 등도 크게 증가했다. B 편의점에서는 동시간대 통조림 매출은 전일 대비 75.9% 상승했다. 햇반(38.2%), 생수(37.4%), 라면(28.1%), 건전지(25.7%), 식재료(23.8%) 등도 두루 올랐다. C 편의점은 생수 매출이 전일 대비 40% 오르고, 햇반 등 가공미반 70%, 라면 50%, 주류 30% 등도 상승했다. D 편의점은 통조림과 라면 매출은 3배, 생수 및 즉석밥류, 휴지 등 매출은 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함에 따라 이번 비상계엄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6시간여 만인 지난 4일 새벽 해제됐고 편의점 사재기 현상도 곧바로 진정됐다.
시민들은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했지만 편의점 업계의 '씁쓸한 특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대규모 집회가 정기적 열리면서, 일부 지역 편의점이 외부 활동에 나선 소비자들의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대형마트·슈퍼마켓이나 일반 음식점보다 영업시간이 긴 데다가 집회가 이뤄지는 도심을 중심으로 좁은 간격으로 매장이 다수 포진해 있다. 시위 참여로 장시간 외부에 있어야 하는 시민들 입장에선 간편식, 음료, 핫팩뿐만 아니라 집회에 사용할 건전지, 촛불, 필기구 등을 구매하는데 용이하다.
실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당시 국민카드가 6차례 촛불집회 기간(10월 29일, 11월 5·12·19·26일, 12월 3일) 서울 종로구·중구 주요 업종의 카드사용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편의점 카드사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6% 급증한 바 있다.
이번 시위에서도 집회가 이뤄진 광화문과 여의도 주변의 편의점에서는 핫팩, 음료, 스낵의 매진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집회 장소 중심으로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반면 집회가 이뤄지는 도심 외 지역에서는 계엄령의 여파로 한밤중 통행량이 줄면서 매출이 줄었다는 일부 점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난과 한파의 영향까지 더해 전년과 비교했을 때 10~20%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편의점업계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계엄이 선포된 날 밤 전국 편의점 매출이 반짝 늘면서 '사재기' 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회사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관련한 매출을 제공하는 것을 중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도 사재기 논란과 관련해 주의 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점에서는 주요 도심에서 집회와 시위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점포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생수, 간편식, 방한용품 등 필수 물품의 안정적 공급에 주의하고 있다.
또 다른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 인원까지 겹치면서 늦은 시간까지 대규모 인파가 몰리고 있다. 편의점 입장에선 뜻밖의 특수를 누릴 기회인 건 사실이지만, 민감한 정치적 사안과 연관돼 있다. 이번 탄핵 정국과 관련해 본사 차원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면서 정치적인 이슈와 연관되는 것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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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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