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윤석열, 식물 대통령 됐다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서 탄핵 소추안 최종 가결

尹, 취임 950일 만에 직무 정지···'식물 대통령'으로

헌법재판소 시간 왔다···대통령 탄핵심판 절차 남아

촛불행동·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촛불 大행진' 집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통령 권한 직무가 정지됐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취임 950일 만에 '식물 대통령'이 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을 최종 가결했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으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 192명과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108명 등 의원 300명이 전원 참석했다.

이번 탄핵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이자,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지 7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야당의 예산 및 입법 독주와 정부 관료 탄핵 추진 등을 비판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선포 2시간 30분 만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통과로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후 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7일 이뤄진 표결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불참하면서 무산됐으나, 야당은 지난 12일 두 번째 탄핵안을 발의했다. 이후 이날 표결에서는 재석 300명 중 찬성 204표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최종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향후 '피청구인' 신분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헌법 제65조 3항에 따라 탄핵소추 의결과 함께, 헌재가 결론을 내릴 때까지 대통령 권한 행사를 할 수 없다.

헌재는 현재 재판관 3인이 공석 상태다. 이에 따라 6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전원재판부가 탄핵심판을 심리한다. 헌재 소장도 공석이기 때문에 권한대행인 문형배 재판관이 재판장을 맡는다. 헌법재판소 법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고 180일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 만일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내란죄뿐만 아니라,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야당이 발의한 네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윤 대통령에게는 경호와 관용차 사용 정도의 최소한 예우만 유지된다. 윤 대통령 권한 정지와 별개로 대통령실은 가동되지만, 청사로 나와 참모진의 보좌는 받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머물며 내란죄 수사, 탄핵 심판 변론, 특검 대응에 나서야 한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국정을 수행한다. 한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의 주요 현안에 대해 점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