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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투자 혹한기,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제약바이오 투자 혹한기,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등록 2024.12.17 07:26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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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디엘지 16일 '바이오 산업 세미나' 개최바이오벤처, 구체적 전략·명확한 근거 필요

최유환 디토파트너스 대표가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 이벤트홀에서 법무법인 디엘지 주최로 16일 열린 '바이오 산업, 24년 회고와 25년 전망' 세미나에 특강 연사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최유환 디토파트너스 대표가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 이벤트홀에서 법무법인 디엘지 주최로 16일 열린 '바이오 산업, 24년 회고와 25년 전망' 세미나에 특강 연사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법무법인 디엘지는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 이벤트홀에서 '바이오 산업, 24년 회고와 25년 전망' 세미나를 16일 개최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올해 투자, 기술계약 및 특허 동향과 함께 기업공개나 인수합병을 비롯한 바이오벤처의 여러 엑시트(exit) 전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바이오 업계 법률 전문가, 투자자, 스타트업 경영진 등이 모여 세션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증권사 IPO 바이오 담당자, 금융투자업계 본부장, CVC 투자팀 임원 등이 패널토론을 가졌다.

투자 환경, 내년도 개선 체감 어려울 것


세션 발표자와 패널토론자 모두 입을 모아 현재 바이오 업계에 투자 혹한기가 찾아왔다는 점에 동의했다.

최유환 디토파트너스 대표는 첫 번째 연사로 나서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실전 노하우 특강을 진행했다.

최유환 대표는 "지금이 투자 혹한기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매체나 정부에서는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며 희망 섞인 메시지를 보내지만, 현장 체감은 굉장히 어렵고 어떻게 보면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는 올해 기술특허 계약 동향에 대해 분석하며 "라이센싱 딜 계약에서 선급금(업프론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3%까지 갔다가 최근에는 5%로 꾸준히 떨어졌다"면서 "이건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훨씬 커졌단 뜻"이라고 했다.

김용하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는 "투자 호황기에는 잘 행사되지 않던 주식매수청구권도 최근 3년 투자 환경이 안 좋아지고 있어 투자자금이 떨어진 투자자가 행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상장도 확실히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일부 발표자는 상장 환경이 어려워졌다는 진단에는 동의하지 않기도 했다.

강병준 대신증권 IPO본부 바이오담당 차장은 "요즘 제약바이오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관점의 차이는 있겠으나 이른바 바이오 호황기라 불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가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상장이 많이 된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상장 통계를 보면 이전 호황기와 절대 숫자는 유사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지금은 통상적 수준으로 상장되는 것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11월과 12월 기관의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공모철회나 하단의 비중이 늘어났다"면서 "10월까지 상장된 바이오 기업이 대부분 공모가보다 주가가 낮아지며 11월과 12월에는 기관이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바이오 기업 주가 흐름이 나빠지며 공모 자금도 줄어들고 있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 투자 환경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정선영 메디톡스벤처투자 벤처투자팀 상무는 패널토론 중 "내년 경기도 올해보다 아주 좋아질 거란 예측은 하기 어렵다 보니, 올해와 유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상장 바이오텍 뿐만 아니라 비상장도 성과 내고 있기에 전반적 분위기는 조금씩 나아질 거란 희망은 있지만,기업 입장에서 체감은 내년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벤처, 초기부터 구체적 전략 필요


김용하 법무법인 디엘지 파트너 변호사(왼쪽부터), 김한수 미래에셋캐피탈 신성장투자 2본부장(바이오/헬스케어) 상무, 정선영 메디톡스벤처투자 벤처투자팀 상무, 강병준 대신증권 IPO본부 바이오담당 차장이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 이벤트홀에서 법무법인 디엘지 주최로 16일 열린 '바이오 산업, 24년 회고와 25년 전망' 세미나에서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김용하 법무법인 디엘지 파트너 변호사(왼쪽부터), 김한수 미래에셋캐피탈 신성장투자 2본부장(바이오/헬스케어) 상무, 정선영 메디톡스벤처투자 벤처투자팀 상무, 강병준 대신증권 IPO본부 바이오담당 차장이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 이벤트홀에서 법무법인 디엘지 주최로 16일 열린 '바이오 산업, 24년 회고와 25년 전망' 세미나에서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투자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엑시트를 바라는 기업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임상 데이터 등 구체적 근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단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최 대표는 "이럴 때일수록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특히 바이오 업계는 누가 내 고객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많은 기업이 연구만 열심히 하면 제약사가 기술을 사가며 알아서 용도를 정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타겟팅을 명확히 하고 만들면 승률이 올라갈 것"이라면서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그걸 파는 건 전혀 다른 얘기"라고 조언했다.

조원희 대표변호사는 "기술계약 추세를 보면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임상 1상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는 반 토막으로 줄었고, 3상은 딜 밸류가 2배 이상 늘었다"면서 "국내 기업은 임상 1상 즈음에 기술수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빅파마가 리스크 분배 차원에서 3상으로 옮기고 있어 아예 초창기 탐색(디스커버리) 단계에서 계약을 하든 조금 더 끌고 나가 2상이나 3상까지 가서 계약하든 여러 전략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 차장은 "최근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상장에는 최소 임상 2상 수준의 임상 성과 담보 데이터, 플랫폼 보유 여부, 기술수출 실적 건수, 주요 공동연구 개발 건수 등 네 가지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했다.

강 차장 역시 "IPO든 M&A든 엑시트를 바란다면 어떤 관점에서 큰 전략을 가져갈지, 후기 단계까지 염두에 두고 각종 지표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전략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투자회사(VC) 담당자들 역시 보수적 투자 기조 변화를 인정하며 근거를 갖추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선영 상무는 "올해 투자할 때는 단계(시리즈)나 특정 기술보다도 회사가 모으려고 하는 투자금을 갖고 추구하는 마일스톤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나,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면서 "명확한 사업계획과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 있는지가 투자 기준"이라고 말했다.

김한수 미래에셋캐피탈 신성장투자 2본부장(바이오/헬스케어) 상무는 "호황기가 지나며 어려운 기업을 살리기 위해 긴급수혈 자금을 쏟아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다시 자금을 모집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면서 "현재 상황보다 가치가 올라가거나 기업이 진전한 상태에서 들어가자, 이런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계약서상 누적 투자 금액의 1.4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지 않으면 인수합병은 대표에게 돌아가는 게 없다"면서 "투자 받은 금액의 1.4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보통 기업공개를 택한다. 인수합병은 상황이 어렵고 돈 떨어진 기업이 보통 청산인지 인수합병인지 모를 상태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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