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BR 0.16배, PER 마이너스···코스피 최저 수준2011년 상장 후 최고점 33.4만원 한 번도 경신 못해소액주주 밸류에이션 정상화 요구, '본업 회복' 강조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4일)이마트는 전 거래일 대비 0.60% 하락한 6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 회장의 이마트 주식 매수 공시 이후 나타난 상승세가 하루 만에 종료된 모습이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장 마감 이후 정용진 회장이 오는 2월 10일부터 3월 11일까지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10%)를 시간외 거래를 통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시 직후 거래일이었던 지난 13일 이마트 주가는 2%대 상승을 보였다.
이마트는 이번 정 회장의 지분 확대 배경을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제고와 연결지었다. 정 회장은 사비를 투입해 주식 매수 자금을 충당할 예정으로, 이에 대해 이마트는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맞수로 평가받는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이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것과 달리 이마트는 공시 계획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이마트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코스피 상장사 중 최저로, 저평가됐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 수준으로 962개에 달하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 중 140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전날 주가 기준 PBR은 0.15배로 시장 평균(0.95배)과 업종 평균(0.37배)을 하회하고 있다. 2023년부터 작년 2분기까지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너스(-)다.
이마트의 주가 약세는 최근 몇 년 사이 벌어진 일이 아니다. 이마트의 최고점은 상장 직후인 2011년 9월 33만4000원이다. 이후 내림세가 지난해 6월 장중 5만4000원대까지 떨어져 상장 후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한때 주식 보유율이 60%에 달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마트를 떠나고 있다. 지난 1년간 외국인은 이마트 주식 1010억원어치를 팔았다. 주식 보유율은 1년 전 24.06%에서 이날 18.47%까지 낮아졌다. 투자심리 위축은 성장 기대감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최근 이마트는 대형마트 등 할인점 과포화로 인한 오프라인 유통업 성장 둔화가 나타난 반면 이커머스 시장 성장으로 시장 경쟁이 강화하면서 실적 부진에 직면하고 있다.
상장 후 14년 동안 최고점을 한 번도 경신하지 못하고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자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지난 1일 이마트에 경영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 주주소통 등으로 저평가를 해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아울러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저수익 사업부 관리방안, 부채 규모 축소,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책 확립 등을 요구하는 주주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저PBR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주가 상승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증권가에선 정 회장의 지분 매입은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실적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주가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없지만 정용진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를 확인했다"며 "단기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이나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 회복, 자회사 실적 개선 추이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point@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