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와 당국 규제에 가계대출 성장 '절벽'AI 기술 입힌 플랫폼 서비스 잇단 출시 예고건전성 관리도 숙제···개인사업자 연체율 관건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분기 부가세 박스를 시작으로 올해에만 7건에 달하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다. 카카오뱅크의 인공지능(AI) 기술이 활용된 '부가세 박스'는 사업자들이 부가세를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개발된 플랫폼 서비스다.
2분기엔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와 투자박스,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하루만 맡겨도 수익이 나오는 MMF 상품을 서비스화한 투자박스는 다양한 투자상품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모바일 신분증은 5000만명의 사용자를 둔 카카오톡과의 강결합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2500명 수준의 고객 수를 확보한 카카오뱅크는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통해 모바일 신분증 기능을 지원해 고객 기반을 한층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3분기에는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카드 신청, 실적 조회, 혜택내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PLCC 카드가 나올 예정이다. 4분기에는 개인사업자 담보대출과 대화형 AI 금융계산기가 각각 출시된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대화형 금융계산기는 고객들이 AI를 통해 쉽게 금융정보를 계산할 수 있는 서비스다. AI와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바탕으로 대출상품의 이자의 환율 등을 계산할 수 있는 게 주요 특징이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공격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배경으로는 가계대출 성장 둔화가 첫 손에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2분기 11조8000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3개 분기 연속 12조원대에 머물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주담대를 늘리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23년 4분기 2.36%에 달했던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은 매분기 뚜렷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18%로 급전직하한 카카오뱅크 NIM은 4분기 들어 2.25%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만큼 추가적인 NIM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B증권이 추정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이자이익 비중은 92.6%에 달한다. 반면 수수료이익과 기타 비이자이익 비중은 각각 1.7%, 5.7%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의 이자이익은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 대출 성장 가이던스는 전년과 비슷한 12% 수준이다. 특히 핵심 먹거리였던 가계대출은 한자릿 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성장에 발목이 잡히면서 플랫폼 중심의 비금융 서비스를 강화할 유인이 커진 셈이다.
올해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사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비이자이익 흑작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앞세워 플랫폼 수익 비중을 더욱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나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대출과 투자, 광고 등 모든 영역에 걸쳐 플랫폼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겠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구상이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사업 고도화는 'AI'가 주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인력의 10% 이상을 AI 전문가로 채우고, 대고객 서비스와 업무 전반에 AI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달 국내기업 최초로 오픈AI와 제휴를 맺은 카카오그룹은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과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AI실을 AI그룹으로 승격시키고 고정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AI그룹장 자리에 앉혔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도 금리인하와 수신확대에 따라 추가적인 NIM 하락이 불가피하고, 가계대출 규제기조로 인해 이자이익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타행과 마찬가지로 대손부담이 크게 낮아지긴 힘들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증가세가 이어지며 고객활동성이 높게 유지되고 있고 대출비교 서비스와 광고수익을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카카오가 오픈AI와의 협업을 발표하는 등 플랫폼 수익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부터 카카오뱅크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잡을 개인사업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도 숙제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1.49%로, 은행업종 평균(0.6%) 대비 1%포인트(p) 가량 높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개인사업자 대상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사업자 담보대출 등을 출시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며 "신용리스크 정책 및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해 포용금융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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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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