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실적 부진에···국내 수출 기업 '긴장'美 관세 실적 반영 본격화, 자동차 실적 '뚝'철강 20%→50% 관세, 타격 피하기 어려워
현대차·기아, 美 관세 직격타에 2분기 실적 '뚝'
8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2025년 8월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말했다.
당초 그는 지난 4월 9일 25%의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 뒤 한국에는 기본관세 10%만 부과한 상태로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앞으로 양국 간에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8월 1일이 되면 원래대로 25%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국내 자동차업계는 지난 4월부터 부과된 25% 관세로 적잖은 피해를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621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액의 경우 153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8% 감소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2분기 실적에서 하락세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3조5710억원, 3조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15.9%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5%의 관세 부과에도 현대차그룹은 견조한 판매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가격 인상 없이 '버티기' 전략을 펼쳤지만, 재고가 바닥난 상황 속 관세 협상까지 지연되면서 대응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내 완성차 재고 물량이 약 3개월치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재고가 완전히 바닥날 것으로 보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실적 부진 원인은 대미 수출 차량에 대한 25% 관세 비용과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현대차는 최종적으로 확정된 관세율을 토대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생산 차종의 지역별 생산 계획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철강, 2분기 견조하지만···50% 고율 관세 '암초'
국내 철강업계 역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월부터 미국이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 규모가 점차 감소세를 보이며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1~4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2% 줄었으며, 25% 관세 부과가 본격 반영됐던 5월에는 20.6% 수준으로 축소됐다. 대미 철강 수출량의 경우 1~4월 톤(t)당 1500달러 안팎을 유지하다가 5월에는 1295달러로 한 달 만에 14.6% 하락했다.
다만 국내 철강사들의 2분기 실적은 계절적 성수기와 중국산 수입 규제 강화로 관세 부담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점쳐진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철강 사업 부문에서 매출 15조1620억원, 영업이익 52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치대로라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7% 오르게 된다.
현대제철도 영업적자를 딛고 이번 분기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컨센서스로는 매출 5조8700억원, 영업이익 117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조치가 변동 없이 유지된다면 하반기부터는 업계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고 나아가 수출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나 상업 생산 개시 목표는 오는 2029년이다. 본격 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당분간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품목별로 영향 차이는 있겠지만, 50% 고관세 자체가 워낙 부담이 큰 만큼 대부분의 철강사들이 이로 인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yee9611@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