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환경 팔고 반도체·AI로 갈아탄 SK에코···IPO 카드 다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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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팔고 반도체·AI로 갈아탄 SK에코···IPO 카드 다시 꺼내나

등록 2026.09.02 16:04

주현철

  기자

환경 자회사 이어 SK오션플랜트 매각···친환경 사업 비중 축소5년 전 분리한 SK에코엔지니어링 재흡수···반도체·AI 역량 강화FI 지분 정리로 IPO 의무는 해소···사업 재편 속 상장 가능성 주목

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에너지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환경 자회사에 이어 해상풍력 자회사까지 매각하고, 5년 전 분리했던 플랜트 사업은 다시 끌어안았다. 반도체·AI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내세우면서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다시 열어두는 모습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디오션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 보유 지분 35.62%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4100억원 수준이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과 조선·해양 사업을 하는 회사로, SK에코플랜트가 2021년 전신인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매각 대금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지난해 환경 자회사 3곳을 정리한 데 이은 조치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KKR에 리뉴어스·리뉴원·리뉴에너지충북 등 환경 자회사 3곳의 지분 100%를 약 1조7800억원에 매각했다. 환경사업을 키우기 위해 인수했던 주요 자회사를 잇따라 정리하면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사업구조는 반대로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를 편입한 데 이어 반도체 소재 관련 자회사도 늘렸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첨단산업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업 재편은 반도체 업황과 맞물려 연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2조1916억원, 영업이익은 315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9.6%, 39.7% 증가했다. AI 인프라 사업 신규 매출과 반도체 관련 자회사 실적이 개선세를 이끌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사업재편의 방향이 크게 달라졌다. SK건설은 2021년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며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이후 폐기물·수처리 등 환경사업을 확대했다. 2022년에는 플랜트 사업부문을 분할해 SK에코엔지니어링을 출범시켰다.

그랬던 SK에코플랜트가 올해는 SK에코엔지니어링을 다시 품는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7일 100%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으며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SK에코엔지니어링의 플랜트·첨단산업시설 엔지니어링 역량과 SK에코플랜트의 시공·사업관리 역량을 통합해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프로젝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재편을 단순한 플랜트 사업 회귀가 아니라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한데 묶고, 반도체 소재와 산업용 가스까지 연결해 첨단산업 인프라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관심은 이 같은 사업 재편이 향후 IPO와 연결될지 여부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4월 FI가 보유한 지분을 약 1조500억원에 되사들이기로 하면서 당초 FI와 약정했던 상장 의무를 해소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 등을 고려해 IPO를 사실상 보류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IPO 가능성 자체가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기존 IPO 주관사단과 상장 가능성을 두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 등 대규모 하이테크 프로젝트가 확대되면서 향후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자본 확충 필요성도 IPO 가능성을 다시 열어두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 과제도 IPO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SK에코플랜트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4년 말 4조963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2221억원으로 2조7000억원 넘게 줄었고, 부채비율도 233%에서 192%로 낮아졌다. 다만 올해 들어 순차입금이 다시 3조원대로 늘어나는 등 차입 부담이 재차 커지는 모습이다. 환경 자회사와 SK오션플랜트 매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는 한편 SK에코엔지니어링의 FI 지분 인수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영향이다.

상환전환우선주 매입과 자기주식 취득,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PF 대위변제 등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도 1조7548억으로 2025년 말(2조9397억원) 대비 40.3%나 감소했다. 유동비율은 103.9%로 장부상 유동자산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보다 많지만 차이는 3763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자산에 공사미수금·매출채권 등 즉시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이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지급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SK에코플랜트의 사업재편은 환경·에너지 중심으로 몸집을 키웠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반도체·AI 인프라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환경·풍력 등 기존 성장축을 정리하는 동시에 플랜트 역량을 다시 내부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AI 인프라 사업의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새로운 사업모델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AI 등 AI 인프라 중심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적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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