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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빚더미 LCC, 닿을 듯 말듯 '흑자비행'

산업 항공·해운

빚더미 LCC, 닿을 듯 말듯 '흑자비행'

등록 2023.02.16 07:38

김다정

  기자

작년 4분기 제주항공·진에어, 15분기 만에 흑자전환티웨이·에어부산, 영업손실 폭 줄어···빠른 실적 개선일부선 재무구조 악화에 운임 출혈경쟁 우려도 커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흑자전환'이라는 꿈에 부풀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일부 LCC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올해는 단거리 중심의 여객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국내 LCC 중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2019년 2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나머지 항공사들도 영업손실액이 대폭 감소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775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4분기에는, 18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1400억원 감소하면서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4분기 11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진에어 역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63.6% 줄어든 영업손실 672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경우 분기 연간 흑자전환을 물론 분기 흑자전환에도 실패했지만, 적자폭을 크게 줄이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의 영업손실은 1051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0% 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도 영업손실폭을 60% 이상 줄인 80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고사 직전까지 몰렸던 LCC업계에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여객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효자상품'인 일본 노선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중국 노선 정상화까지 이뤄지면 팬데믹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계 방역 해제와 입국 규제 완화로 국제선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소비심리 둔화로 LCC들의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아시아 단거리 노선 중심의 성장세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각 LCC들은 모처럼 회복된 업황에 저마다 여행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세부적인 전략에서는 각 항공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핵심은 노선 정상화와 신규 취항을 통한 '노선 확대'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노선 정상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기재 도입을 통한 추가 노선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신규 노선 개발을 하기보다는 올해 회복탄력성을 바탕으로 한 선제적인 변화관리로 국제선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B737-8 신기재가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만큼 이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등 중앙아시아 노선 추가 확보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인천-시드니 노선을 신규 취항한 티웨이항공은 단거리와 장거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올해 4분기에는 대형 A330-300 2대를 추가 도입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대형 기재를 활용한 장거리 노선과 중단거리 노선을 수요에 맞춰 적절하게 전략을 짜서 영업이익과 매출이 회복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어부산과 진에어 역시 시기·상황에 따라 임시 증편 등을 통해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지난 3년 간 막대한 고정비와 영업손실을 떠안으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재무구조를 단기간에 되돌리기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LCC들이 노선 운항 재개와 신규 취항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나가자 과거 '출혈경쟁'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3년간 이들 항공사들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만큼 올해 과도한 운임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상위 업체 위주로 업계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말 588%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872.3%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자본잠식에 빠졌다가 곧바로 62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두 차례 발행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3분기 말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각각 2956.9%, 2226.9%로 재무건전성이 최악으로 치닫았다.

그나마 상위 LCC의 경우 재무상태가 최악으로 치닫을 때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여력이 있지만, 출항과 동시에 코로나19를 맞은 에어프레미아·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 등 신규 LCC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급기야 플라이강원은 최근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코로나19 직후 2년간 구조조정이 없었던 상황 속에서 국제선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신규 진입자 증가와 항공 편수 확대가 과도한 운임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특성상 외부 요인 변수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만큼 제 살 깎아먹는출혈경쟁은 지양해야 한다"며 "완벽한 안전과 내실있는 성장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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