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기' 딥시크의 등장은 곧 '딥쇼크'로 이어졌다. 딥시크로 인해 값비싼 AI칩이 필요하냐는 의구심이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반영하듯 AI칩으로 전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한때 17% 폭락하기도 했다.
물론 딥시크의 비용 책정이 제대로 된 것인지, 실제 성능은 얼마나 되는지 등 의문점은 남아있다. 또한 딥시크가 오픈AI 데이터를 도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딥시크를 둘러싼 여러가지 풀리지 않은 물음표는 있지만 미국의 강력한 견제 속에서도 변수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은 그간 중국의 AI 굴기를 막기 위해 고성능 반도체 칩 수출을 통제해왔다. 이에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제작한 저사양 칩 H800을 사용해 기적을 만들어냈다.
딥시크 사례는 현재 중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국은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공습을 펼치며 하나둘 깃발을 꽂고 있다. 중국의 전략은 명확하다. '저가 물량 공세'다. 과거에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중국산 제품들은 품질보다는 가격 측면에서만 우위를 가져갔다. 하지만 최근엔 품질마저 따라잡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빠르게 경쟁사들을 위협해가고 있는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예외는 없다.
당장 반도체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숨통도 옥죄오고 있다. 중국은 범용 메모리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려 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D램 시장 점유율이 작년 3분기 6%에서 올해 3분기 10.1%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곧 K-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국내 기업들이 선전해왔던 가전 시장이나 모바일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미 로봇청소기는 중국 기업 로보락이 우위를 점했다. 또 다른 중국 기업 샤오미는 최근 한국법인 설립 및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렸다. 샤오미는 40만~50만원대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 BYD는 2000만원대 전기차까지 내놨다.
중국 공습으로 인한 국내 기업 위협은 더 이상 기우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지금의 삼성, SK, LG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지만 이는 곧 과거의 영광이 될 수도 있다. 과거의 영광이 아닌 미래의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일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하이엔드 제품을 개발하는 등 한 수 앞서 중국이 쉽사리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달려야 할 때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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