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마저 먹구름
몸집 줄이기·경비 절감
혹독한 비상경영 돌입
반년 넘게 이어지는 실적악화로 조직운영에 압박을 받아오던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이 최근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적자 점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재배치에 들어가고 한계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하고 비용 효율성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농협지주는 “농협 스스로 각고의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하에 건전성 관리 강화, 비용 효율성 제고, 시너지 창출, 비이자이익 확대를 하반기 4대 중점 추진 과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올해 안에 20개의 점포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역시 650개에 달하는 전체 영업점 가운데 약 5%인 30곳의 지점을 폐쇄한다. 또 KB국민은행과 외환은행도 각각 4개, 8개의 점포를 통폐합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HSBC은행은 이달 초 소매금융 업무에서 철수한다며 전체 11개 지점 중 개인금융부문 지점 10곳 모두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그룹도 수익성이 나쁜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금융회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이유는 계속되는 실적악화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조300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해 44.9%나 급락했다. 2분기에도 반 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은행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5.22%로서 전년 동기(9.78%) 대비 4.56%포인트 하락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ROE 5.22%는 지난 2003년(3.41%)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며 “앞으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 각 금융회사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농협지주가 지난 19일 ‘2013년 상반기 농협금융 종합경영성과 분석회의’를 한 데 이어 신한은행도 22일 ‘201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손익 증대를 위한 총력대응체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와 함께 하반기 모든 조직 역량을 수익성 증대와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리더들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ik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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