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한마당’이 봄 개편을 맞아 공개 녹화를 통해 전주 시민과 호흡한다.
23일 오후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KBS ‘국악한마당’ 녹화가 진행됐다. 이날 녹화는 가애란 KBS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렸다.
2년 만에 다시 ‘국악한마당’ 무대에 오른 가애란 아나운서는 고운 한복 자태를 드러내며 방청객들에 고개를 숙였다. 가애란 아나운서는 “2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될지 몰랐다. 소리의 고장 전북 전주에 오게되어 좋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소리의 본고장 전라북도 전주에서 ‘국악한마당’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라며 “다른 무엇보다 여러분의 국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전북이 간직해온 전통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려고 한다”고 봄 개편을 맞아 옷을 갈아입은 포부를 전했다.
이날 무대는 안숙선 명창의 춘향가 中 ‘갈까부다’ 대목으로 문을 열었다. 무대에 매치된 홀로그램을 통해 고(故) 국창 김소희가 등장해 함께 판소리 무대를 꾸몄다. 안숙선 명창의 스승인 고 김소희 국창은 영상을 통해 안숙선과 조화를 이뤘다.
무대 직후 안숙선 명창은 “(김소희) 선생님이 늘 제 곁에서 소리를 하는 저를 지켜보고 계신 것 같다. 제 스승인 국창 김소희와 다시 소리를 할 수 있게 되어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안숙선 명창은 여러명의 제자들과 함께 가야금 병창 무대를 펼쳤다. 안숙선과 제자들은 수궁가 中 ‘토끼 화상 그리는 대목’을 선보였다. 이어 전주시립무용단의 ‘춤, 선율 위를 걷다’ 무대가 펼쳐졌다. 대고와 삼고, 군무가 어우러진 무대로 전주를 전통 선율과 몸짓으로 구현한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이어진 무대는 김연과 황갑도의 춘향가 中 어사 상봉 대목. 객석에서는 ‘얼쑤’ ‘어이’ 등 흥을 맞추며 판소리를 즐겼다. 객석은 흥이 오른 관객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가애란 아나운서는 2013년 2월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남자, 그리고 국악의 참 놀라운 발견’을 주제로 4부작 특집으로 진행된 방송에서 김수용, 윤정수, 홍인규, 한민관, 조우종 등과 함께 국악 무대를 꾸몄다.
이날 가애란은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남자의 자격’에서 가진 특별무대에서 흥부처 역할을 하면서 이게 창극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창극의 맛을 봤다”고 떠올렸다.
이어 가 아나운서는 “그때 죽어라 연습해서 비슷하게 했는데 그러면서 확실히 깨달은 게 있다. 소리는 신의 축복이 내린 사람들이 하는 거구나 라는 점이다. 그들의 소리를 즐기면서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국악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국악인 김용우는 ‘용천검’,‘장타령’을 연이어 열창했다. 빨간색의 강렬한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김용우의 소리는 똑부러졌다. 관객들은 박수로 멜로디를 맞추며 흥을 돋웠다. 20년차 국악인 김용우는 노련했다. 방청객들에게 추임새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며 관객과 가깝게 호흡했다.
이날 무대에는 국악인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친숙한 얼굴인 가수 이상은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상은은 직접 작사, 작곡을 한 ‘어기어디어라’를 국악 연주에 맞춰 선보였다. 노래를 마친 후 이상은은 “제가 왜 ‘국악한마당’에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상은은 국악 색채가 묻어있는 노래를 작업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해외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우리것, 한국 고유의 것을 보고 싶다는 외국인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라며 “외국에 나가서 국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서양 음악은 한계에 부딪혀 새로운 것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악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서 외국에 나가는 이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소리는 결국 제 기억속에 있는 것들이다”라고 국악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전주에서 열린 ‘국악한마당’은 전주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객석을 가득채운 전주 시민들은 국악의 본고장답게 우리 소리를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열정적인 국악인들로 가득했다. 전주로 터를 옮긴 ‘국악한마당’이 가애란 아나운서의 바람처럼 대중화되어 우리 소리를 전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한편 ‘국악한마당’은 1990년 첫방송을 시작으로 25년 동안 방송된 국내 최장수 국악프로그램으로 봄 개편을 맞아 민요, 판소리 등을 마당놀이 형식의 공개방송을 통해 관객들과 호흡한다.
이날 녹화가 진행된 ‘국악한마당’은 오는 5월 2일 오후 KBS1을 통해 전파를 탄다.
전주(전북)=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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