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유통환경 개선을 위한 첫 단계라는 얘기도 나와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가 제약업계 의약품 유통마진 실태조사에 나서자 업계가 일단 협조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일부는 유통환경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제약협회는 지난 12일 각 회원사에 ‘의약품 도매마진 실태조사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조사 항목은 전문·일반의약품의 마진과 현금·카드 등의 결제방법과 조건, 운영회전기일 등이며 회원사는 오는 20일까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제약협회는 이번 조사가 의약품 유통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마련된 것이고 유통마진이 기업의 영업비밀이라 조사 결과 등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이번 조사에 일단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조사에 불과하고 조사에 불응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통마진에 대한 연구용역을 검토 중인 보건복지부 등 정부도 제약업계 유통마진에 대한 관심이 커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조사 결과가 의약품 유통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의 ‘온라인팜’ 문제로 제약업계와 유통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어 이번 조사를 통해 제약협회가 업계 지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보다 유통비용을 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제약사의 유통마진 등 전반적으로 국내 제약사의 유통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의 평균 도매마진율은 10~11%인데 반해 다국적제약사는 6~7%였다. 또 같은 당 김용익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통정보 통계집을 인용해 “국내제약사의 평균 도매마진율은 19.8%, 다국적제약사는 8.7%로 집계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즉 제약협회가 전반적인 유통마진 실태를 조사하면서 이 결과를 유통환경 개선을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제약협회가 개별 제약사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조사가 이를 위한 첫 단계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협회 차원의 조사라 대부분의 제약사가 조사에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조사가 단순한 정책적인 조사라고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유통마진은 분명 개선돼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실태 파악 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후속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