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기에는 걱정어린 시선도 존재한다. 벤처기업의 멘토격인 대기업이 투자에 앞서 아이템의 성장성에만 주목하고 성과 창출에만 급급할 경우 창업자들의 순수한 열정이 가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데모 데이(Demo day)’에서 혁신센터에 입주해 10개월간 생활한 몇몇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고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한 관계자는 “혁신센터가 사업성을 중심으로 벤처를 정기적으로 심사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센터가 제작 비용이 많이 들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제조 부문보다는 그렇지 않은 서비스 부문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시회나 발표회 등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기보다 제품에 집중할 시간에 필요한데 행사 준비 시간에 시간을 들이는 것도 여려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부 업체의 경우 멘토링 지원보다는 마케팅 조력이나 판로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혁신센터의 멘토링 시스템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업체별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조금 더 집중적으로 관리해 준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전했다.
물론 혁신센터가 정부에서 관심을 갖는 사업이고 기업도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기 때문에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은 벤처기업 관계자 모두 동의하고 있다.
다만 혁신센터의 핵심인 ‘창조’와 ‘벤처’라는 두 단어를 두고 생각해 본다면 기업의 ‘성과’보다는 창업자들의 ‘도전’이 혁신센터의 본질에 더 가깝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관계기관과 창업자 모두가 좀 더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아무쪼록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혁신센터들이 현장의 실질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대기업과 벤처기업간의 진정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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