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불구 상반기 실적 ‘양호’···R&D 집중하며 성장방안 모색
먼저 제약업계 내외부의 우려와 달리 국내 제약사들이 받은 메르스 타격이 적었다.
상장제약사들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약 9%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동아에스티(-4.5%)와 셀트리온(-2.4%), LG생명과학(-0.8%)과 한독(-2.3%) 등을 제외한 대다수 제약사들의 매출이 늘었다.
또 상위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녹십자와 대웅제약이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제일약품(15.4%), 일동제약(19.3%), JW중외제약(14.1%) 등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올렸다. 휴온스(30.4%)와 대원제약(21.9%), 알보젠(136.7%) 등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현재 제약업계는 스스로 하반기 위기를 돌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제약업계가 가진 위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7월과 8월 메르스 피해다. 업계에서 이 기간의 실적을 올해 농사의 분수령으로 판단할 만큼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년 초 이뤄질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에 따른 약가인하다. 한국제약협회와 제약사 차원에서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보이고 있고 재고의 여지도 있지만 약가인하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올 하반기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이에 제약업계는 우선 휴가시즌을 끝내고 영업·마케팅 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5월 말부터 약 3개월간 이어진 병원의 영업사원 출입금지령이 모두 풀렸으며 각 제약사는 공격적인 행보로 영업·마케팅 활동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심산이다. 일부 제약사들은 임직원과 경영진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서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R&D 투자를 늘리며 제약사로의 면모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도 있다. 일부 제약사에 국한돼 있던 R&D 투자가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종근당과 셀트리온제약이 R&D 신흥 강자로 자리 잡았으며 올 상반기에만 1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한 제약사도 11개나 된다. 또 CMG제약, 비씨월드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의 R&D 성장도 빠뜨릴 수 없다.
이와 함께 각 제약사는 자신에게 강점이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살리고 있다.
백신과 혈액제제에 강점이 있는 녹십자는 상반기 1025억원의 수출로 제약업계 수출 1위에 올랐다. 하반기 역시 수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며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과 미국 혈액원 설립 등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상처 치료제 시장과 잇몸 치료제 시장에서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마데카솔’을 중심으로 멍·흉터 치료제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덴탈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환인제약은 잇따른 치료제 출시로 정신신경과 영역에 대한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동제약은 다양한 심혈관계 만성질환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명문제약은 항생제 제품군으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고 안국약품은 비뇨기과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상 외의 상반기 실적으로 제약업계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하반기에도 상반기 실적을 이어가기 위한 제약사들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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