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규제 대폭 완화···내년 실손보험료 30% 인상 가능(종합)

보험상품 개발 사전신고제·표준약관 등 폐지

부실상품 피해 발생땐 수입보험료 20%까지 과징금

내년부터 실손 의료보험료가 최대 30%오른다. 또 보험사들이 보험상품 개발때 금융당국에 신고했던 사전신고제도 폐지된다.

금융당국은 18일 보험사의 판매위주 경쟁에서 다양한 상품을 통한 질적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담은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강화 방안은 앞으로 다양한 보험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상품개발과 관련한 사전 규제를 없애고 자산운용 부문의 규제를 완화해 보험사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했다.

이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상품간 비교공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에 따라 보험사간의 경쟁이 강화되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보험사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상품 개발 자율성 확대
그동안 보험상품 개발에 적용되던 사전신고제가 사실상 내년 4월 폐지된다.

사전신고제의 경우 그동안 인가 과정에서 과도한 금융당국의 재량권이 개입돼 ‘인가제’와 같은 영향을 미쳐왔다.

이에 로드맵은 사전신고제를 폐지하고 사후보고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다만 의무보험과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는 최소 상품에 대해선 사전신고제를 유지한다.

더불어 보험상품의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보험 표준약관 역시 폐지된다. 표준약관에 포함되던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용은 법규화된다.

그러나 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는 실손의료·자동차보험 등 표준화가 필요한 상품은 표준약관을 유지하되 민간 성격이 강한 '상품심의위원회'에 약관 제정권을 위임한다.

보험 상품 개발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 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사후 관리 역시 강화된다.

그동안 사문화 되었던 과징금 규정이 부활한다. 부실상품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금융당국은 해당 보험의 연간 수입보험료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이외 보험의 무단 복제를 막기 위해 '배타적 사용권'의 행사기간이 현행 3~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증가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천만원'에서 '수입보험료의 20%까지' 제재금이 부과된다.

◇ 보험료 규제 철폐
그동안 소비자 권익 보호와 보험사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존재했던 각종 보험료 규제가 철폐된다.

우선 국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위험률(보험사고 발생확률) 규제가 정비된다.

보험사고 발생률인 ‘경험 위험률’을 보험사가 원할떄 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하는 '참조위험률'은 그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증가한다.

또한 현재 25%의 조정한도 폭을 위험요인 발생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폐지한다.

다만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조정폭을 2016년 30%, 2017년 35%로 확대하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 폐지여부를 결정한다. 이는 실손의료보험의 가격 급등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때 반영하는 위험률 안전할증도 2016년 50%까지 확대되며, 2017년 완전폐지 된다.

그동안 보험사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적용되던 표준책임준비금제도도 사라진다. 표준책임준비금제도는 보험금지급을 위해 적립하는 준비금 제도로 당국은 매년 1월 표준이율과 표준위험률을 정해왔다.

그러나 표준이율이 보험료를 산정할 때 쓰는 예정이율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면서 보험료의 획일적 구조를 만들어왔다. 이에 내년부터 표준이율과 표준책임준비금제도가 폐지된다.

보험상품의 공시이율 조정폭도 현행 ±20%에서, 2016년 ±30%를 거쳐 2017년 완전폐지된다.

◇소비자 선택권 확보
다양한 상품 가운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 할 수 있도록 비교공시 시스템이 강화된다.

우선 다음 달 온라인 보험 판매 채널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오픈된다. ‘보험슈퍼마켓’에서는 보험의 보장내용부터 보험료 및 보험 사업비까지 다양한 정보가 공개된다.

금융위는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의 경우 오프라인 보험 대비 10~15%가량의 저렴한 보험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보험상품의 저렴한 가격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보험 사업비가 공개된다.

슈퍼마켓에서는 온라인전용보험과 방카저축성보험, 단독실손의료보험이 기본적으로 판매·비교되며,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은 보험사의 선택에 따라 판매된다.

한편 내년 4월부터는 네이버·다음과 같은 포털에서도 보험상품의 비교공시 정보를 제공한다.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보험상품 간의 비교 정보가 일괄적으로 제공된다.

금융위는 보험상품의 개발 자율성을 확대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보험사간의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행 시장에서 퇴출되는 업체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 되면 인프라와 자본이 부족한 보험사부터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