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조원 손실 2013~2014년으로 분산2013~2014년 회계연도 2조원대 손실 반영흑자로 안 투자자들 손해배상 청구 이어질듯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발생한 5조원대 손실 가운데 약 2조원가량을 2013~2014년 손실로 반영하기로 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대우조선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4000억원대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2조원대 손실이 반영되면 적자로 수정된다. 이에 따라 흑자 제무재표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 7일 공시했던 2015년 손익과 관련해 일부 손실금액의 귀속년도를 2013년과 2014년에 반영해 전기손익을 수정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매출액 12조 9743억원, 영업손실 5조5051억원, 당기순손실 5조132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2015년 기록한 5조원대 손실 금액 가운데 2조원가량을 2013년도와 2014년도 손실로 처리할 계획이다. 수정된 결산공고는 오는 28일 공시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의 재무제표 수정은 2015 회계연도 감사를 수행하던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2015년에 반영된 손실 등 중 일부가 2013년 및 2014년의 손실 등으로 귀속돼야 한다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재무제표 수정이 이뤄지더라도 대우조선의 실직적인 손실액은 차이가 없다. 하지만 2년간의 흑자 기록이 사실상 거짓말이 된 셈이어서 신뢰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제기됐던 분식회계 논란도 확산될 전망이다.
대우조선 측은 분식회계와는 다르다고 못 박았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분식회계는 회계 항목을 거짓으로 작성하는 것인데 이같은 행위는 없었다”며 “미청구공사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는데 조선업황이 급랭하면서 불가피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수주산업의 회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미청구공사금을 쌓아왔던 대우조선과 회계법인 측이 뒤늦게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13~2014년에 흑자 재무제표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의 줄소송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이 흑자행진을 하던 당시 3만원대에서 움직이던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현재 5000원대로 폭락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자 소액주주 100여명이 40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선 바 있다.
산업은행 등의 지원으로 험난한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대우조선은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경우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아직까지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고, 투자자들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없기 때문에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며 “자칫 소송이 제기될 경우 정상화를 위해 쓰여야할 자금이 소송비용 등으로 쓰이게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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