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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감면도 줄인다···기재부 본격 ‘예산 무기’ 휘두르기

세금감면도 줄인다···기재부 본격 ‘예산 무기’ 휘두르기

등록 2016.03.30 11:13

수정 2016.03.30 11:21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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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처 지출구조조정에 따라 예산 가감종료 전제로 비과세감면 정비 지속 추진지출조정 속 추경 필요성 점증···진퇴양난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에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내년도 각 부처는 허리띠를 졸라매 ‘줄일 수 있는’ 사업에 10%의 예산을 도려내야 한다. 여기서 줄인 자금을 일자리와 성장잠재력 부문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로부터 세금감면을 받았던 개인과 기업도 앞으로 이러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향유하기 힘들어진다.

문제는 지출 구조조정을 공언하면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하반기 재정을 1분기에 끌어다 쓰면서 상반기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또 정부의 계획대로 17조원 규모의 재량지출 감축액이 일자리와 미래 성장동력 부문에 집중 투자된다면 이상적이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녹록지 않은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허리띠 졸라맨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은 재정지출의 구조변화를 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세특례 일몰종료를 전제로 한 내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은 현정부의 지속적인 비과세감면 정비의 연장이자 국세감면 효율화가 목적이다.

내년 예산안 지침의 골자는 재량지출의 감축이다. 성과가 낮거나 부진한 사업은 축소·폐지하고 통폐합 등을 거쳐 17조원 정도를 마련해 일자리와 성장잠재력 확충에 투자된다. 각 부처 사업을 ‘일자리-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춰 재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구조조정이 우수하면 인센티브를, 미진하면 페널티를 받는다. 방법은 각 부처 예산권을 쥔 기재부의 무기인 ‘재정적 불이익’이다. 예산을 더 받기 위해 충실히 기존 사업을 도려내고, 일자리를 만들어 낼만한 사업을 펼치라는 압박인 셈이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개인과 기업이 감면받았던 세금도 줄이기로 했다. 세금을 내지 않았거나 감면받았던 조세특례가 일몰이 다가오면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종료시키거나 재설계한다. 필요성이 있는 제도는 재검토된다. 대표적인 감면제도는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다. 정부는 이를 심층평가해 연장·폐지·재설계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규모를 줄인다기보다 지출내용을 손 봐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재정집행 점검 결과에 따라 다음연도 예산을 가감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출 늘려야 하나’···진퇴양난에 빠진 정부
지출 구조조정 성공 여부는 정부의 의지와 정치권에 있다. 문제는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을 공언한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해 단기적인 재정지출 확대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는 데 있다.

수년간 이어오던 각 부처 사업을 잘라내는 것은 쉽지 않다. MB정부에서도 재량지출을 10% 줄이기로 했지만 이행률은 1~2%에 불과했다. 기존 사업의 이름과 목적, 항목 등을 바꿔 예산을 따내는 등 사실상 ‘조삼모사’가 됐기 때문이다.

공약 남발로 4월 총선에 금뱃지를 거머쥔 의원들의 ‘쪽지예산’도 쉽게 고쳐지기 힘든 백태다.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시점에서 지출 구조조정은 자칫 ‘긴축’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초점도 단기적인 경기부양과 거리가 있는 일자리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다.

나아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일단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있는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추경편성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쉽게 개선될 기미가 없자 최근 상반기 말을 전후로 정부가 추경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재정을 1분기에 끌어다 쓴 마당에 상반기 이후 재정절벽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지출 구조조정을 하겠다면서 추경으로 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불확실한 가운데 통화정책에 기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수출과 내수 상황을 볼 때 3% 성장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이후 경기확장 효과가 있는 분야에 대한 추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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