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재편 밑그림 놓고서 고심악재 진화 위한 극약처방 유력매각 대신 인사 조치 이뤄질 듯
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고위 경영진이 삼성SDI의 향후 경영 방안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잘 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적극 육성을 하고 사고를 친 분야가 있으면 과감하게 칼을 대겠다는 원칙은 분명하다. 다만 어디를 어떻게 손대야 할지가 고민이다.
삼성SDI는 이미 이재용 부회장 주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통해 회사의 일부를 떼어낸 바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롯데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케미컬 부문을 떼어내 롯데에 팔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합병이나 분할, 매각 등 추가적 시나리오는 연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분명 삼성SDI는 기회가 될 만한 계열사다. 이미 잘 하는 일도 많고 전기차 배터리나 자동차 배터리 제어 시스템 등 그룹의 미래가 될 사업을 책임지는 회사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에는 잇달아 번지고 있는 악재 탓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가장 큰 악재는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입힌 갤럭시노트7 배터리 소손 사고다. 어느 제조사의 배터리가 사고를 일으켰다고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납품 물량의 절대 다수(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SDI가 책임 논란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과정도 순탄치 못하다. 배터리가 정부로부터 인증을 못 받는다고 해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더불어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는 실적 악화 문제도 삼성SDI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러한 악재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이 삼성SDI를 소규모 합병하거나 분할 매각하는 형태로 사업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합병이나 매각 등의 가능성은 현저히 적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러 가지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만큼 무리하게 회사의 구조를 변경했다가는 경영상 역효과를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삼성SDI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 중 반도체 소재 사업이나 소형 전지 사업 등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사업도 있는 만큼 섣불리 회사 경영을 접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삼성SDI의 경영 현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인위적인 형태로 회사 사업을 조정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검토 선상에도 올려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재계의 관심은 이 부회장이 어떤 대안을 내놓느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 회사의 사업구조를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회사의 체질 개선이나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방법으로 인사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 때문에 연말에 단행될 인사 폭과 강도가 관심거리다.
‘신상필벌’을 임원 인사의 최우선 기조로 삼고 있는 삼성의 불변 원칙을 볼 때 갤럭시노트7 사태와 관련한 후속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 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다른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삼성SDI에 유독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다가올 인사 시즌이나 추후 적절한 시기에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최근 들어 터진 악재가 많은 만큼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의 극약처방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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