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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맞수’ 이부진 “수익성 확보” vs 정유경 “외형 확장”

‘면세점 맞수’ 이부진 “수익성 확보” vs 정유경 “외형 확장”

등록 2016.11.16 15:48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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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신라는 분기 매출 첫 1천억 돌파손실도 크게 낮추면서 지속가능성 방점이르면 12월 월 단위 흑자전환 가능신세계, 외형 확장하며 일 매출 21억까지누적 영업손실도 372억원으로 업계 1위수익성보다는 투자 지속해 시장 안착 목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신규 면세점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평소 다른 경영 스타일을 보여준 두 여성 CEO가 면세점 운영에서도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며 국내 면세시장의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신세계디에프·한화갤러리아·SM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 4개사는 3분기까지 개장 수개월째에도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63 올해 9월까지 누적 매출 1934억원, 영업손실 305억원을 기록했다. SM면세점의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손실도 각각 711억원, 208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손실 규모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역시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양사는 경쟁사보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면서 시장 안착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부진 사장은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먼저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동시에 수익성 확보를 통한 면세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둔 경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영업을 시작한 HDC신라면세점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신규 면세점 5개사 중 최초로 분기 실적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3분기 HDC신라면세점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055억원, 51억원이었다.

누적 실적도 업계에서 가장 돋보인다. 3분기까지 HDC신라면세점은 누적 매출 228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167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적었다.

HDC신라면세점은 무리한 마케팅을 통한 매출 확대보다는 흑자전환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7.3%지만 3분기에는 -4.8%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HDC신라면세점의 하루 매출은 15억~20억원 수준으로 하루 평균 17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고르게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빠르면 올해 12월 월별 실적 기준으로 흑자 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초기 마케팅을 위해 지급하던 높은 수준의 송객 수수료를 현실화하고 선불카드 지급 마케팅을 줄였다”며 “이르면 12월에 월별 실적 기준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정유경 사장은 당장의 수익성에 연연하기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외형을 확장하고 시장에 안착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이 같은 경영 방침에 따라 신세계디에프는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 매출 993억원을 포함, 약 4개월여 동안 누적 매출 12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기간을 고려하면 신세계디에프가 신규 면세점 선두를 달리는 중인 HDC신라면세점을 턱밑까지 쫓은 셈이다. 하루 매출도 21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신세계디에프의 손실 규모는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분기에만 영업손실 197억원을 기록한 신세계디에프는 4개월 동안 372억원의 손실을 봤다. 현재까지 영업이익률은 -30.7%이다.

신세계디에프는 수익성 면에서는 경쟁사에 크게 뒤쳐지고 있지만 외형을 확장하고 시장 안착에 주력하면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재청과 손잡고 만드는 무형문화재 공방 ‘명인명장관’, 엠넷과 함께하는 한류 프로그램 ‘소년24’ 등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계속한다.

수익성은 좋지 않지만 일부 화장품뿐만 아니라 면세점에 입점한 브랜드들이 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면세점 ‘효자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 외에 불가리, 티파니, MCM 등 명품 브랜드들과 포레오 등 신규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도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개별 관광객 증대를 위해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가이드들에 대한 브랜드 설명회 등을 열어서 신세계면세점에 올 수 있는 이유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촌 관계인 이 사장과 정 사장은 비슷한 업종에서의 상반된 경영 스타일로 자주 비교선상에 올랐다. 이번 신규 면세점 맞대결에서도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그 실적이 올 연말로 예정된 신규 면세점 특허 입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새 특허를 얻는 쪽이 더 강력한 사업 추진력을 얻게 되기 때문에 향후 면세점 운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성장세가 높은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가 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국내 면세 시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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