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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만 13개’ 면세점 무한경쟁으로···입찰 강행 후폭풍도 우려

‘서울만 13개’ 면세점 무한경쟁으로···입찰 강행 후폭풍도 우려

등록 2016.12.17 21:55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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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뽑힌 신규 사업자, 사업 고전 중사드 배치 등 중국인 관광객 동향 심상찮아정부의 특허수수료 인상 등 제도 불리해져

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 센트럴시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사진=각사 제공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 센트럴시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사진=각사 제공

지난해와 올해 세 차례 ‘면세점 대전’을 거친 결과 서울 시내 면세점 수만 13개로 불어나면서 ‘무한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일각에서는 국내 면세점 시장이 출혈 경쟁으로 들어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관세청은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심사 결과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탑시티면세점 등 4개 기업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은 롯데(2개), 신라(HDC신라 포함 2개)와 신세계·한화갤러리아·두산·동화·SM(각 1개) 등 9개가 운영 중이다. 새로 선정된 4개 면세점을 포함하면 서울 시내에만 13개 면세점이 들어서게 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규 사업자가 늘어나면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한국 관광 시장이 크게 발전해 인접 국가들 사이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동시에 건전한 경쟁을 통해 면세점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이미 서울 시내에만 9개 면세점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특허를 추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무분별하게 특허를 추가하다 보면 면세 사업자들의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30개까지 늘어났던 면세점은 현재 10여개만 살아남은 상태다.

지난해 새롭게 시장에 합류한 신규 사업자들이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지난해 시장에 진입한 신규면세점 사업자들의 3분기(2016년 1~9월)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세계, 여의도갤러리아63, 용산 HDC신라, SM면세점(하나투어) 등이 모두 수 백억 원의 누적 적자를 냈다. 동대문 두타면세점도 상반기에만 1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면세점 업체들이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드) 배치 등의 영향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의 사드 배치 합의 발표가 이뤄진 지난 7월 이후 방한 중국인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입국한 주국인 수는 7월 91만7519명, 8월 87만3771명, 9월 72만6266명, 10월 68만918명 등 4개월 새 꾸준히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도 7월부터 10월까지 각각 259%, 70.2%, 22.8%, 4.7%로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면세점 사업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특허수수료율은 내년부터 최대 20배까지 인상하면서 면세점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면세점 특허 추가와 관련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신규 특허 기준을 명확히 하고 특허 수수료율 인상뿐만 아니라 특허 기간 연장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도모해달라는 요구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 14일 기획재정부의 ‘특허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해 면세점 사업자가 수용, 납득하기 어려운 입법예고이며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면세점 사업자의 안정적 영업 환경 조성을 위한 특허기간 연장 및 갱신에 관련된 정책은 보류된 반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특허수수료 인상은 자율 경쟁시장 자체를 왜곡시키는 규제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면세점 특허와 관련한 논쟁은 올해 초부터 계속됐다. 관광객 증가 수치에 따라 특허 추가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특허 추가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지난해 1월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2년마다 추가 특허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번복, 지난해 3개에 이어 올해 4개의 특허를 추가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여기에 롯데그룹과 SK그룹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자금과 면세점 특허 추가 사이의 연관성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이 논란은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관세청이 사업자 선정 절차를 강행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롯데는 이번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특허를 반납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면세점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에 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면세 시장 성장을 위한 일관된 정책을 내놓아야 하며, 이것이 어려울 경우 아예 ‘신고제’ 도입을 통해 자유경쟁으로 가야한다는 요구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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