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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대책·금리인상, 살얼음판 된 부동산 시장

[뉴스분석]가계부채대책·금리인상, 살얼음판 된 부동산 시장

등록 2017.10.23 14:08

수정 2017.10.23 16:47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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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이주연 한은 총재 발톱 드러내좌우측 깜빡이 동시에 켜다 오름 신호에 힘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올려 매파 본색가게부채 대책도 예고···시장 본격 냉각조짐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냉각기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오는 24일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를 예고하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카드를 비롯해 후분양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어서만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부동산 호황기를 이끌어온 핵심인 초저금리 시대가 곧 저물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본격적으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의 발톱을 드러내며 금융의원회 등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와 함께 부동산 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23일 건설부동산업계와 한은,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가 이끄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 4개월째 만장일치로 연 1.25% 의 금리를 동결한 한은 금융통화의원회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나서 부터다. 실제로 이달 금통위 본회의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은 "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위원은 7월부터 "완화적 통화정책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왔으나 금리 동결에 반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달 본회의에선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맞물려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강조하며 금리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 내 금리 인상 쪽 소수의견이 나온건 지난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 위원이 한은 추천 몫으로 금통위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이주열 총재의 의중이 반영되고 있다는 시각이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총재가 매파로 돌변하고 있다. 그간 좌측과 우측(금리 인상과 인하) 깜빡이를 동시에 켜오던 그가 이달 금통위에서부턴 인상 깜빡이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어서다. 실제 그는 19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금융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가고 있다"며 시장에 매파 신호를 강하게 던졌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가되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직전 금통위 본회의가 열린 지난 8월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만 했던 언급과 대조적인 것이다. 이는 최근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정부의 긴축 기조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통화정책 조정 의지를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게다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2.8%에서 3.0%로 올려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에 저금리 시대가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선을 넘었다. KEB하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5년 고정)를 23일 3.827~5.047%로 0.087% 포인트 올린다. 다른 시중은행도 5%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3.52~4.72%로, 신한은행은 3.49~4.60%로, 우리은행은 3.45~4.45%로, NH농협은행은 3.58~4.72%로 인상한다. 주요은행들의 금리가 조만간 5%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2015년 하반기만 해도 2%대 고정금리 대출이 흔했지만, 지금은 3%대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신용 등급에 따라 6%대 주담대 상품이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이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다. 8.2대책 이후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한 상황에서 추가 대출 이자 부담까지 이어지면 집을 살 이유가 없어지며 시장에 찬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 절벽 현상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22일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1976건에 그쳤다. 1일 평균 89건으로 작년 10월 거래 건수(1만2878건.평균 415건)의 5분의 1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더욱이 주택경기 위축으로 한국경제의 한축을 이끌던 건설경기도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염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일변도의 자세를 취한다면 부동산 시장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해 종합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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