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장 지인 문제로 해당 승무원에 경위서 받아 경영진 갑질 논란에 상장 3일만에 주가 상승세 주춤 증권가 “모기업 리스크 큰 상황···주가 방어 전략 필요”
2일 에어부산은 6060원으로 전일 대비 0.49%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3600원) 대비 68.34%, 지난달 27일 시초가(4020원) 대비 50.74% 상승했지만 상장 3일만에 조정에 접어들면서 일반주주들의 아쉬움이 커진 상황이다.
앞서 에어부산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23.89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참여 기관 중 절반 이상이 밴드 최하단에 미치지 못하는 공모가를 적어냈고 결국 에어부산과 상장 주관사는 밴드 최하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에어부산의 주가를 띄운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에어부산은 3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 배정 104만1400주에 대해 총 3798만790주의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청약 증거금은 약 684억원이 모였다. 청약자 중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민이 약 30%를 차지하는 등 지방 거점 항공사로서 받은 프리미엄 효과가 흥행을 이끌었다.
시장친화적 가격도 상장 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국제유가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에어부산의 IPO를 이끈 한태근 사장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상장 3일만에 상승세가 꺽인 상황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한태근 사장은 자사 항공기에 탑승한 지인의 좌석을 바꿔주지 않은 승무원에 대해 질책하고 경위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 사장이 해당 승무원 팀장을 불러 소리치며 질책을 했다는 이야기도 제기된다. 이에 회사내외부에서는 승무원은 규정대로 대응했을 뿐인데 한 사장이 부당하게 책임을 물은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에어부산 측은 갑질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에어부산은 상장 첫 날 최고가인 주당 52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 대비 29.85%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에어부산 주가는 개장당시 6400원으로 시작해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5960원까지 떨어졌다. 오후 12시 6110원으로 상승했지만 오후 2시 기준 5980원으로 6000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장 마감 30분 전인 오후 3시 6010원으로 상승했지만 결국 전일 대비 0.49% 내린 6060원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투자자들은 한태근 사장 의혹에 대해 ‘갑질’을 지적하며 에어부산 주가를 예의주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에어부산의 기업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향후 주가 방어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대외 여건이 좋은 상황이나 한태근 사장 사례를 보듯 임직원 구설수 하나에도 주가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도 에어부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지만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지난달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고속 보통주 14만8012주, 금호산업 보통주 1만주,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만주 등을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약 7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기 위함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외화 차입금 약 700억원에 대해 보증여신을 제공했다. 기한은 지난달 30일로 상환 능력이 없었던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에 보증여신을 연장해달라 요구했지만 산업은행은 거부했다. 이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에 수 차례 연장을 요구했지만 산업은행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결국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을 내놓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금호고속이 금호그룹 지주회사로 상징성이 큰 상황에서 박 회장이 담보로 제공한 것은 그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모기업의 위태로운 상황은 자회사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증권가 관계자는 “시장에서 모기업 리스크를 크게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낮은 공모가, 비교기업 주가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라며 “향후 투심은 지켜봐야하겠지만 주가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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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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