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적자공시 파문]회계논란 재점화, 실수라고 보기엔···

작년 영업이익율 +12%에서 -7%로 급변 ‘이례적’

R&D 논란 이어 두번째···분식회계 시도 의혹 제기도

차바이오텍이 영업흑자가 적자로 바뀌었다고 변경공시를 내자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식회계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0일 차바이오텍은 흑자 공시를 내면서 상장관리 특례로 상장폐지를 면하게 되고 그러다 적자 공시를 냈다. 즉 대규모 흑자가 어떻게 대규모 적자로 바뀔 수 있냐며 이런 과정이 의도성이 있는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문제는 작년에도 연구개발(R&D) 비용 논란으로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현재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가 의심된다며 회사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낸 상황인데 비슷한 일이 연달아 두번이나 발생하자 회사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달 20일 작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차바이오텍이 공개한 공시 내용에 따르면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8.8% 증가한 310억원,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공시 이틀후 상장관리특례제도를 통해 관리종목을 벗어나자 당시 2만원대 하던 주가는 2만6000원을 넘어서며 예전의 모습으로 조금씩 회복했다.

하지만 14일 차바이오텍은 내부감사 중 검토된 수익인식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조정한 연간 잠정실적을 변경 공시했는데 그 내용은 투자자들을 당혹시킬 만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36억원 흑자전환 했다던 작년 별도기준 영업손익이 17억4000만원 적자로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사측 관계자는“이번 변경 공시는 감사 중 수익인식 기준 검토 결과 2018년 매출액 중 일부에 대해 계정항목 및 기간 인식이 변경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정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8년 지속했던 사업구조 개선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적자가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장유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관리종목을 탈피한 것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지만 사측의 설명은 ‘흑자가 적자로 바뀌었지만 특례 통과로 적자를 내도 상장은 유지되니 그럼 된 것 아니냐’로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이 의도성이 있었냐는 지적이다. 통상 잠정공시 이후 결산공시를 할때 흑자 폭이나 적자폭이 달라지는 경우는 많지만 차바이오텍처럼 대규모 흑자가 대규모 적자로 바뀌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특례 적용을 받은 후 흑자가 적자로 바뀐 점은 충분히 의심을 살만하다는 지적이다.

사측의 해명도 석연치 않다. ‘잠정실적 공시 이후 결산을 해서 확정공시를 할 때 숫자가 바뀌는 경우는 흔한 일’이라는 게 사측의 주장인데,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

한 회계 전문가는 “매출이나 손익이라는 게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면서도 “흑자가 적자로 바뀌는 건 이와는 다른 문제로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분식회계’라는 단어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매출로 인식해야 할 것을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2018년 실적으로 인식했다가 특례적용으로 관리종목에서 벗어나자 다시 원위치 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차바이오텍이 현재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소액주주들과 법정다툼 중인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서 투자자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법무법인 평안이 진행하고 있는 소송전은 마침 오늘(15일)이 3차 손해배상소송 접수일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정공시로 차바이오텍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입을 모은다. 차바이오텍의 주가는 15일 이날 현재 6% 넘게 급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