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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 줄이는 삼성물산, 삼바·한화종화 지분도 팔까

차입 줄이는 삼성물산, 삼바·한화종화 지분도 팔까

등록 2019.04.26 09:31

수정 2019.04.26 14:06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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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기준 1년새 차입금 2조원 감소개별 같은기간 2조 가까이 빚 갚아지배회사라 지배구조 이슈 챙겨야빚갚기 한계···계열 보유 지분 팔듯

차입 줄이는 삼성물산, 삼바·한화종화 지분도 팔까 기사의 사진

삼성그룹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이 차입금 등 회사 빚갚기에 올인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자금확보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지배회사라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그룹 계열 지배력이 여전히 취약한데다가 보험업법 규제가 현실화(보험업법 개정안 통과)하면 삼성생명(2018년말 기준 8.5%)과 삼성화재(1.5%)가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대부분 해소해야 한다.

십수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삼성물산이 총대를 매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에 차입금 줄이기에만 올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이 선 재무 건전성 확보 후 한화종합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처분 등 추가 자금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18년 말 기준 연결기준으로 2조90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17년 말보다 3% 줄어든 것이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서초사옥 매각과 영업이익 1조원을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에서 배당금으로 확보한 대규모 현금을 빚 갚는 데 사용했다.

삼성물산은 2018년 말 연결기준으로 단기 차입금과 장기 차입금을 각각 1조3700억 원, 1조2500억 원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말보다 각각 35%와 52% 감소한 것이다. 1년 사이 2조600원 규모의 장기·단기 차입금이 줄었다.

개별기준 재무제표를 봐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은 2018년 말 개별기준으로 단기 차입금과 장기 차입금을 각각 5700억 원, 7300억 원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말보다 각각 51%와 63% 줄었다. 1년 사이 2조 원에 육박하는 빚을 갚았다.

이 사장이 지난해 자산 매각 등 대규모로 확보한 자금을 사실상 빚갚는데 활용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사장이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만 올인할수도 없다는데 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삼성물산은 삼성전자그룹의 지배회사로 삼성전자 경영권 방어를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 추진, 보험업법 규제 피하기 까지 대부분 숙제가 그의 어깨에 올려져 있어서다.

대부분 미션들을 해결하려면 삼성물산은 더 많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확보해야한다.

국회 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 부터가 그렇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과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안은 각각 보험사와 금융사가 일정 기준 이상의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18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보통주를 각각 8.5%와 1.5% 등 모두 10%를 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대략 6.8%,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하면 대략 5%의 삼성전자 지분을 5년 안에 매각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상단에 있지만 삼성전자를 향한 지배력이 약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을 살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2월 말 종가 기준(4만5100원) 삼성전자 지분 6.8%의 가치는 18조3000억 원, 5%의 가치는 13조5000억 원으로 삼성물산이 이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하다.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도 여전히 부실히다. 이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직접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은 5.4%에 불과하다. 삼성물산(4.65%), 삼성생명(7.92%), 삼성화재(1.38%) 등 계열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합해도 지분율이 19.78%에 그친다.

때문에 그룹 재무통으로 삼성물산 수장인 이영호 사장이 나서 추가적인 자금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일단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각을 철회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0%를 현금화할 수도 있다. 한화종합화학 장부가격은 2018년 말 기준 2750억 원으로 잡혀있지만 앞으로 상장이 추진되면 기업가치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2015년 한화그룹에 삼성종합화학(현재 한화종합화학)을 매각하고 남은 지분을 들고 있는데 2015년 매각 당시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을 2021년까지 상장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이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의 합은 현재 13조 원 이상으로 이들 지분을 매각하면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삼성물산은 2018년 말 기준 삼성전자 5%, 삼성생명 19.3%, 삼성SDS 17.1% 등의 지분을 들고 있는데 이들은 지속해서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물산이 이 계열사들에서 받은 배당금은 2017년 3000억 원에 그쳤는데 2018년 5500억 원을 거쳐 올해는 7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삼성물산이 확보한 자금으로 삼성전자 주식 확보에 사용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차입금 줄이기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 사장이 재무건전성부터 확보하고 나서 지배회사 이슈를 챙기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삼성물산는 현금확보에 주력하면서 그룹 지주회사로서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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