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년2개월만에 최저치···코스닥도 장중 600선 붕괴증권가 “단기 하락 불가피하나···막연한 불안감 커”“관건은 3분기 말 이후···정부 대응·봉합 여부 지켜봐야”
증권가에서는 주식 시장 충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단기간 자금 이탈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향후 정부 대응과 무역 분쟁의 실질적인 여파가 드러나기 전에는 과도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88포인트(2.00%) 내린 1958.25을 나타냈다. 2016년 6월 17일 당시 남유럽 금융 불안 여파로 장중 1953.40을 기록한 이후 3년2개월만에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장중 600선이 붕괴됐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16포인트(3.44%) 내린 594.54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이 600선 아래로 떨어진건 지난 2017년 3월 10일(596.85) 이후 약 1년5개월만이다. 코스닥은 이날 전장보다 1.01포인트(0.16%) 내린 614.69로 출발해 장중 하락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달 1일 이후 511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2일까지 464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투자금이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 해외 증시로 향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는 중이다.
주가 급락세에 증권가에선 단기 하락장은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이 얼마나 클 지, 언제·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추가 관세 부과 국면으로 접어든 점, 2분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을 고려하면 투심 위축은 지속되리란 전망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인해 EPS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며 “향후 실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지 여부,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피해 여부 확인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거래량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며 “특정 수급 주체의 매도가 지수 급락으로 이어지는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8월 초까지 관망 심리가 우위인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불안이 안정되면서 회복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종합적으로 보면 우려 대비 주식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단기 상승할 수 있으나 기업 대응을 살펴보면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정부는 금리 인하 여지 확대, 긴급 유동성 공급, 대출 태도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유동 자금 지원 등으로 기업의 무위험 이자율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를 막연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상정하기보다는 정부의 국산화 지원 및 세제 수혜 기업, 반사이익 등 포트폴리오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대체재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인증절차와 양산테스트 등에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분기점은 두 개”라며 “하나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오는 28일 이전 봉합 여부와 다른 하나는 90일 내외의 심사기간 이후 실제 피해 여부가 확인되는 10월 이후”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10월 이후는 일본 규제에 따른 피해유무가 집계되는 시기로 시장은 이에 따른 결과를 주가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보다 단기 과매도에 따른 복원도 가능한 시기로 보지만 진짜 변곡점은 3분기 말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행 전 극적으로 봉합이 되는 시나리오가 최선이겠으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남은 90일간 국내 기업은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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