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자동차보험은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금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 탓에 보험료를 추가로 올리지 못해 손해율이 최고 90%를 넘어섰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상위 6개 손보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1조74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913억원에 비해 5166억원(32.5%) 감소했다.
이 기간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5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한화손보의 당기순이익은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화손보의 당기순이익은 819억원에서 141억원으로 678억원(82.8%)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7825억원에서 2조9404억원으로 1579억원(5.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58억원에서 198억원으로 960억원(82.9%) 줄었다.
현대해상은 2565억원에서 1639억원으로 926억원(36.1%), 삼성화재는 6656억원에서 4261억원으로 2395억원(36%)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삼성화재의 매출액은 9조1380억원에서 9조3323억원으로 1943억원(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446억원에서 6148억원으로 3298억원(34.9%) 줄었다.
DB손보의 당기순이익 역시 3001억원에서 2063억원으로 938억원(31.3%) 감소했다. KB손보도 1552억원에서 1282억원으로 270억원(17.4%)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이들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이 이 같이 감소한 것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영업 적자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6개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로 전년 동기 81%에 비해 6%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1%에서 90.6%로 8.5%포인트 뛰어 가장 높았다.
현대해상은 80%에서 86.4%로 6.4%포인트, 삼성화재는 81%에서 87%로 6%포인트 손해율이 상승했다. DB손보는 82.6%에서 86.6%로, KB손보는 82.8%에서 86.8%로 각 4%포인트 손해율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DB손보는 1101억원에서 3240억원으로 3배, 삼성화재는 2161억원에서 4068억원으로 2배가량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됐다.
KB손보 역시 보험영업손실이 1943억원에서 2937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확대됐다.
자동차보험은 올 들어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금 원가 상승으로 인해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적정 정비요금 공표에 따른 개별 정비업체와의 재계약으로 올해부터 차량 정비요금이 인상됐다.
여기에 4월부터는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많이 활용되는 한방 추나요법이 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5월부터는 자동차사고 피해자의 취업가능연한을 65세로 상향 조정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이례적으로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그러나 1월 보험료 인상 이후 개별 정비업체들과의 추가 재계약에 따른 보험료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아 손해율이 상승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계열사 삼성전자 주식 처분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투자영업이익도 줄었다.
삼성화재의 투자영업이익은 1조1606억원에서 1조216억원으로 1390억원(12%) 감소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5월 말 삼성전자 주식 401만6448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 바 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장기 인보험 매출 증가와 채권 매각에 따른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으로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1320억원에 비해 41억원(3.1%) 증가했다. 매출액은 3조4478억원에서 3조8592억원으로 4114억원(11.9%), 영업이익은 1827억원에서 1881억원으로 54억원(3%) 늘었다.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장기 인보험 신계약 매출은 지난해 587억원에서 올해 780억원으로 193억원(32.9%)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판매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고 시장점유율도 낮은 메리츠화재는 손해율 상승의 영향을 덜 받았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영업실적 악화에도 당장 세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 1위사 삼성화재는 보험료 추가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손익 관리를 위한 자구책을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이병택 삼성화재 자동차보험파트장은 지난 9일 ‘2019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3차 자동차보험료 인상 추진 여부와 관련해 “감독당국이 공식적으로 3차 인상을 막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숫자를 산출하지는 못 했다”고 말했다.
이 파트장은 “3차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을 우려해 우량계층 확대, 손해관리 강화, 사업비 효율화 등 손익 악화를 최대한 방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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