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방문판매 브랜드로 론칭해 큰 인기70% 할인 ‘고별전’ ··· 홈페이지도 문 닫아아모레 “여러 방안 검토 중···결정된 것 없어”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베리떼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자사 온라인몰 ‘아모레퍼시픽몰’ 등에서 베리떼 제품에 대해 70% 할인 판매하는 ‘고별전’을 진행 중이다. 베리떼의 브랜드 홈페이지도 지난달 21일 문을 닫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베리떼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나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베리떼는 1994년 방문판매 브랜드로 첫선을 보인 25년차의 장수 브랜드다. 약 20년간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별 맞춤 카운셀링 노하우를 내세워 브랜드를 전개했으나, 2000년대 들어 원브랜드숍 열풍에 방판 시장이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2년 베리떼를 온라인, 홈쇼핑, 드럭스토어 등 신성장 채널 전용 브랜드로 리뉴얼 했다. 베리떼는 제품의 가격대를 인하하고 신규 라인을 출시해 고급스러운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로 탈바꿈 했다. 피부 내 보습인자(NMF) 조성을 재현한 베리언트 모이스처라이징 워터, 피부의 지질 장벽을 모사한 세라마이드 인텐스 포뮬라 등 자체 성분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차별화도 꾀했다.
그러나 K뷰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다양한 소규모 브랜드들이 등장, 신성장 채널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베리떼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리뉴얼 후 한 때 연매출 500억원까지 성장했으나 현재 매출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4월 내놓은 ‘느와르 사틴 핏 쿠션’을 끝으로 더 이상 베리떼의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철수설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베리떼 외에도 이미지가 노후화 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추가 구조조정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 회장은 올해 들어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동시에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젊고 신선한 새 브랜드를 대거 선보이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매진하고 있다.
서 회장은 약 1600억원을 들여 조성하기로 한 용인 뷰티산업단지 사업을 올해 초 전면 백지화 했다. 또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프랑스 샤르트르 향수 공장도 비슷한 시기에 크리스챤 디올에 매각했다. 2015년부터 3년간 이어온 서울패션위크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도 올해는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서 회장은 본업인 화장품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Z세대 남성을 위한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비레디’를 선보였고, 지난 8월에는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고객을 위한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 ‘블랭크’를 론칭했다. 또 지난 9월 프리미엄 티(Tea) 브랜드 ‘오설록’을 독립법인으로 분할하고 차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얼려쓰는 화장품 ‘아이스뷰티’와 라네즈의 새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3D 프린팅 마스크팩 등 신개념 카테고리도 선보였다.
최근 실적 흐름은 긍정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 성장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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