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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 임상 실패로 IPO차질 생기나···경영권 변동도 변수

비보존, 임상 실패로 IPO차질 생기나···경영권 변동도 변수

등록 2019.12.30 09:01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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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서도 임상실패로 이틀간 下 ‘오피란제린’ 3a상 결과 미충족잦은 최대주주 변경도 불안요인직상장? 우회상장? 플랜도 없어루미마이크로 통한 우회상장 무게

비보존, 임상 실패로 IPO차질 생기나···경영권 변동도 변수 기사의 사진

장외 바이오 대장주 비보존이 연구한 개발 신약이 결국 미국 임상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향후 IPO(기업공개)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비보존의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의 경영권이 변동된 점도 비보존의 IPO 일정에 불확실성만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24일 비보존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핵심 파이프라인인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임상 3a상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고 공지했다.

즉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이 실패한 것이다. 실패의 원인에 대해 이두현 비보존 대표는 “대상 수술로 선정한 복부성형술의 수술 후 통증 강도가 그리 강하거나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며 “위약군 중에 수술에서 깨어나 처음 보고한 통증 강도가 3 이하인 환자가 20%였고 4 이하인 환자가 30%였다”고 덧붙였다.

임상 3상 실패 소식이 이어지자마자 비보존은 지난 24일에 이어 이틀째 하한가를 맞게되면서 반 토막이 났다. 실제 지난달 26일 한때 8만2000원을 기록했고, 지난 23일만 해도 7만3300원의 주가를 기록했던 비보존의 주가는 전일 기준으로 3만6100원까지 내려앉게 된다.

어찌됐던 비보존은 이번에 임상 3상에서 결국 고배를 마시면서 기술 특례상장을 추진할 동력을 잃는 등 전체적인 상장 스케줄이 약 1년간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간 비보존은 주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인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안 그래도 비보존은 직상장과 우회상장할지 명확한 IPO 플랜조차 없던 상태였는데, 최근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을 포함해 경영권마저 잇따라 변동되면서, 이러한 점들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보존은 지난 2008년 설립된 신약 개발 전문업체로, 고려대에서 생물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일라이릴리, 존슨앤드존슨,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근무한 이두현 대표가 설립했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인 텔콘RF제약이 지분 23%를 보유한 대주주다. 텔콘RF제약은 2016년 비보존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다만, 임상 발표 전부터 비보존과 텔콘RF제약의 잦은 경영권 변동이 생긴 가운데, 이들 주주들 사이에서 우회상장과 직상장에 대한 고민도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비보존은 지난 6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기술성 평가도 실시했지만, 탈락하며 직상장에 대한 IPO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앞선 기술성 평가에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두 곳의 기관은 비보존에 대해 각각 ‘BB’와 ‘BBB’ 등급을 매긴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임상 3a상에서의 ‘오피란제린’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하면서 기술평가를 통한 특례 상장은 최소 1년 더 미뤄지게 됐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루미마이크로를 통한 우회상장이다. 시장에서도 최근의 임상 3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비보존의 우회상장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지난달 19일 루미마이크로는 3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비보존과 볼티아에 경영권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볼티아의 최대 주주는 이두현 비보존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증권업계서도 비보존이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되면서 직상장에 대한 좌절이 생겼던 이후인 만큼, 향후 루미마이크로를 통해 우회상장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당시 비보존은 역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6월 기술평가 탈락 후 직상장은 물론 우회상장, 나스닥 상장까지도 검토했다”며 “이번 루미마이크로 인수도 다양한 대안들 중 하나이며 인수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 그 대안의 구체적 내용을 다시 말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의 입장은 달랐다. 비보존은 여전히 기술특례상장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현재 우회상장보다는 직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거래소 규정에 따라 볼티아는 루미마이크로 지분 취득 후 1년간 합병 및 우회상장이 불가능하며 우회상장을 시도할 경우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텔콘RF제약은 여전히 직상장을 고집하고 있다. 아무래도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직상장에 더 크게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보존으로서는 텔콘RF제약 때문에 직상장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비보존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텔콘RF제약의 최대주주 역시 최근 변동됐기 때문이다.

텔콘RF제약은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엠마우스에서 한일진공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한일진공은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 8.5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아울러, 변경된 텔콘RF제약 최대주주인 한일진공 역시 최근 이충균 대표에서 김지훈 대표로 바뀌었다. 김지훈 대표는 현재 텔콘RF제약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텔콘RF제약 관계자는 “지분 6.25%를 보유한 2대주주 한일진공이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며 경영참여 목적으로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이라면서도 “비보존 경영과 관련해선 이두현 대표에 위임한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잇따른 최대주주 변경은 경영권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하기 때문에 비보존은 향후 IPO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의 신뢰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 등 경영의 투명성과 지분구조의 변동 내용 등 경영의 안정성을 상장예비심사의 질적 심사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비보존은 향후 상장을 위해서라도 임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두현 대표는 “내년 상반기 엄지건막류 3b상과 새로운 디자인의 복부성형술 3b상을 동시에 진행해 기필코 성공적인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아직 실패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상 시험에서도 통계적 유의미성이 문제가 됐는데 3상에서도 시험 설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아직 완전히 희망을 버리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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