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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덕파워웨이, 오는 30일 임시주총 ‘운명의 날’

[상폐 기로에 선 기업들③]해덕파워웨이, 오는 30일 임시주총 ‘운명의 날’

등록 2020.01.06 14:54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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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방향타 시장 세계 1위 히든챔피언창업자 회사 매각 후 잦은 최대주주변경공시번복·지연공시 등으로 결국 거래정지일부소액주주, 현 이사진 해임 주총 소집

해덕파워웨이, 오는 30일 임시주총 ‘운명의 날’ 기사의 사진

선박의장품 제조 업체로 촉망받던 해덕파워웨이는 석연치 않은 최대주주 변경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불성실공시가 반복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빠졌다. 잦은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실적도 곤두박질치면서 회사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해덕파워웨이는 1978년 3월21일 설립돼 2009년 5월2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2007년 산업자원부로부터 부품소재전문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08년 부산시 중소기업인 대상을 수상하는 등 부산을 대표하는 유망기업이었다. 2010~2011년에는 2년 연속 코스닥 히든챔피언(세계 1위 기업)에 선정됐다.

조선기자재 업계 최고의 유망기업으로 꼽히던 해덕파워웨이는 조선업 불황이 한참일 때도 흑자를 기록했지만 조선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2017년부터는 오히려 부진에 빠졌다. 그해 매출이 반토막나면서 적자로 돌아섰고, 2018년에는 매출은 더욱 줄고 적자 폭은 확대됐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해덕파워웨이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구재고 전 대표이사는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자 회사 매각에 나섰다. 구 전 대표는 2018년 4월 성형외과 의사 출신인 이종희씨가 최대주주인 이지앤홀딩스, JJ컨소시엄1호 등과 보유 지분 52.39%를 7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잔금 처리 지연 등으로 최종 계약이 지연되다가 이지앤홀딩스 대신 이씨가 매약 주체로 나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JJ컨소시엄1호의 지분 인수 비중이 줄어들고 썬홀딩스가 새롭게 참여했다. JJ컨소시엄1호는 지분 인수 직후 보유 지분을 KJ프리텍에 매각하면서 이씨가 지분 16.50%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씨는 회사 인수 직후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러나 이씨 역시 지분 인수 20여일만에 ‘주식회사 큰빛’에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신 해덕파워웨이가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씨가 자회사 운영만 맡는 조건이었다. 이에 따라 해덕파워웨는 ‘신기술사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및 융자’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에이치디아이홀딩스를 설립했고 이씨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씨가 해덕파워웨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이동준씨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동준 대표는 2018년 회사의 적자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상여금으로 20억원을 수령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큰빛과의 경영권 양도 계약은 잔금 미납 등을 이유로 해지됐다.

이 과정에서 해덕파워웨이는 거래정지 판정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2018년 11월23일 해덕파워웨이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고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큰빛과의 주식 매각 계약에 대한 지연공시를 이유로 벌점 8.5점을 받은데 이어 계약 해지에 따른 공시번복으로 또다시 벌점 7점을 받고 누점 15.5점이 됐기 때문이다. 누계벌점 15점을 넘기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씨는 거래정지 상황에서도 지난해 2월 화성산업과 새롭게 경영권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씨는 화성산업에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301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20억원의 상여금을 수령했던 이동준 대표는 3개월여만에 물러났고, 화성산업의 최대주주인 박윤구씨구 새롭게 대표이사에 올랐다.

결국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해덕파워웨이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회사 측의 이의신청으로 한달여의 개선기간을 부여됐고, 지난해 11월29일 개선기간이 1년 더 늘어났다. 상폐 문턱까지 밟았던 해덕파워웨이는 시간을 벌었지만 아직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주주가 연이어 변경되는 혼란스러운 내부 사정으로 기존 주요 거래처로부터 수주를 받지 못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인이 된 화성산업도 소액주주들의 신임을 받지 못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는 해덕파워웨이의 운명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임시주총은 희준씨앤씨와 제이에이치투자 유한회사를 중심으로 일부 소액주주들이 지난해 10월 주주총회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해 성사됐다. 소액주주들은 박윤구 대표를 비롯해 사내외이사 전원 해임 안건을 제안했다. 또한 최대주주 측과 소액주주연대 모두 새로운 사내외이사 후보를 내세우고 있어 표대결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시주총을 소집한 소액주주 측은 화성산업을 빌린 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무자본 M&A’ 세력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 경영진을 해임한 뒤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이전까지 새로운 주인을 찾아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화성산업 측은 상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 경영진에 대한 신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윤구 대표는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한국거래소는 당사가 제출한 구체적인 개선계획의 이행을 전제로 개선기간을 부여한 것이으모, 한국거래소가 승인한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경우 상장유지결정을 받는데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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