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 맞이, 장례절차 논의 외에 대화 없어
두 형제는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하며 장례 사흘째인 21일에도 함께 조문객을 맞았다. 두 사람은 19일 부친의 임종도 함께 지켰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1년3개월만의 일이다.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 2심 선고 때 이후로 개인적으로도, 공식 석상에서도 만난 일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6월 모친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의 권유로 잠시 독대를 했지만 화해하지는 못했다.
두 사람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이면서 갈등을 봉합하고 그간 쌓인 앙금을 푸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은 여전히 함께 빈소를 지키고 장례절차를 협의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화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점심식사도 각자 했으며, 입관 후 빈소로 올라오는 길에도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로 움직였다. 신 명예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도 19일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옆에 나란히 앉아있으니까 교감하시지 않겠냐”면서도 화해 물꼬가 트였다고 봐야 되냐는 질문엔 “그건 제가 뭐···”라며 말끝을 흐렸다.
관건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권 회복을 계속 주장할 것인지 여부다. 롯데그룹은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에서 이미 신동빈 회장의 ‘원톱체제’를 공고히 했으나, 신 전 부회장은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여러 차례 신동빈 회장에게 일본 롯데는 신 전 부회장 본인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경영하고 형제간 분쟁을 멈추자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전달하고 가족 모임에도 초대했다고 언론에 알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존재하는지,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경영권 분쟁 이후 신 명예회장이 자신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했다는 내용의 임명장과 육성을 공개하는 등 자신이 후계자라는 주장을 지속해서 펼쳐왔다. 신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존재한다면 그 내용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그는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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