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위험’ ELS 상품 잇따라 출시주가 추가 급락시 원금손실 가능성↑전문가 “섣부른 투자 큰 손실 초래”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키움증권은 예상수익률 최대 연 30%의 ELS를 발행한데 이어 지난 27일에도 연 28% 수익으로 설계된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뉴글로벌100조 제49회 ELS’와 ‘제51회 뉴글로벌100조 ELS’로 기초자산은 두 상품 모두 미국 ‘테슬라’와 ‘엔비디아’ 보통주 2종목으로 구성됐다.
만기 1년에 3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며, 투자기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4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각각 세전 30%, 28%의 수익률로 만기 상환된다. 단,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라도 최초기준가격의 4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있다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ELS는 각국의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같은 이른바 ‘기초자산’이 일정 기간 동안 미리 정한 조건 내에서 움직일 경우 이자를 주는 파생 금융상품이다. 예를 들어 ‘6개월 뒤 미국 S&P500지수가 현재 수준의 65% 이상을 유지하면 연 4% 이자를 지급한다’는 식이다.
문제는 ELS의 경우 만기 내에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밑으로 하락하면 원금 손실(녹인·knock in)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때보다 35~50% 가량 떨어졌을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주가지수 안정기나 상승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주가지수가 급락하면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키움증권이 이달 발행한 ‘뉴글로벌100조 제49회 ELS’와 ‘제51회 뉴글로벌100조 ELS’는 원금 손실 기준선을 기초자산 가격의 45%로 설정했다. 하지만 기초자산인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폭락장에서 연고점 대비 각각 53.4%, 37.6% 하락하기도 했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올해 들어 주가 변동성이 워낙 커서 미 언론 CNN이 ‘저세상 주식’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도 테슬라 주가는 오전 한때 4%가량 떨어졌다가 장 마감 때는 낙폭을 0.17%로 줄이는 등 크게 출렁였다.
통상 금융투자상품 위험등급은 초고위험(1등급), 고위험(2등급), 중위험(3등급), 저위험(4등급), 초저위험(5등급) 등 5등급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원금 비보장형 ELS 상품은 1~2등급에 속하고, 특히 원금이 20% 이상 손실 가능한 상품은 1등급으로 분류된다.
최근 증권사들이 발행하고 있는 고수익 ELS 상품은 투자 원금이 100%까지 깎일 수 있는 그야말로 ‘초초고위험’ 상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수익률의 ELS가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에서 고수익에 혹한 섣부른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지만 하반기 증시에 아직 여러 위험요인이 있다”며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확실한 백신 치료제 개발에 진척이 없어 2차 팬데믹이 오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반드시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 책임하에 신중히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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