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6곳, 영업이익 1조6521억원전년 동기 대비 720% 증가 전망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 낮아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6곳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1조6521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은 1조3186억원 규모다. 지난해 1분기 6사 합산 영업이익이 2016억원, 순이익이 148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720%, 554% 증가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CFA는 “1분기 실적은 연초 증시와 거래대금의 역사적 고점 기록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한 1월과 이후 금리 상승을 동반한 거래대금 감소로 실적이 감소한 2월과 3월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월에 증권시장 일평균거래대금이 42.1조원까지 치솟으며 브로커리지 이익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이 27.6조원이었던 것과 올해 2월 32.4조원, 3월 26.2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로 인해 대부분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2, 3월만 해도 증시에 유입되는 일평균거래대금은 10조원 초반대였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같은 분기 마진콜 사태로 분기 손실(매출액 3774억원, 영업손실 1679억원, 순손실 1145억원)을 입었던 것과 달리 올해 1분기는 흑자 전환하며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3424억원)과 순이익(283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 지분 평가익은 전분기에 소멸함에 따라 영업외손익은 감소했으나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증가하며 순영업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키움증권은 매출액(3895억원), 영업이익(2686억원), 순이익(20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매출액은 1126억원, 103억원, 6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246%, 2496%, 2933%의 성장률을 보였다. 키움증권은 비증권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익이 최근 증시 하락으로 인해 전분기보다 감소하고, 운용 자산 내 주식 비중을 줄인 결과 실적이 줄어들 것이지만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이를 상쇄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매출액(4889억원), 영업이익(2648억원), 순이익(17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매출액 2484억원, 영업이익 538억원, 순이익 311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증가한 반면, 자산관리와 IB 부문 수익은 전분기보다 줄어들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옵티머스 관련 기 적립한 충당금은 1320억원이지만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는 강제가 아니다”면서 “(배상안 확정은) 장기전으로 갈 확률이 높아 일시에 충당금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사명을 바꾼 미래에셋증권은 600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6504억원), 영업이익(3364억원), 순이익(2661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142.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전분기보다 증가할 전망이지만 자산 관리와 IB 부문에서는 실적이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매출액 4438억원, 영업이익 1387억원, 순이익 107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매출액(4713억원), 영업이익(2529억원), 순이익(22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00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증권은 매출액 1811억원, 영업이익 220억원, 순이익 154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수익과 함께 IB부문과 기타 수수료수익도 증가가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매출액(3510억원), 영업이익(1870억원), 순이익(16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매출액 3052억원, 영업이익 1447억원, 순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익스포져 축소가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증가한 한편, IB 및 기타 수수료는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증권업종이 1분기가 지나고 2분기 이후에도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증시 상승 요인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적고, 2월 이후 브로커리지 수익과 직결되고 있는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양상인 만큼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업종 관련 지표는 1월 이후 거래대금 감소, 금리 상승, 채권평가 손실, ELS 조기상환 감소 등으로 악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정체 국면에 있던 IB 부문 실적이 1분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거래대금 역시 1분기 전체 기준으로는 33.3조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익 악화는 불가피하겠지만 배당/분배금 효과와 주식시장에 연동된 PI(자기자본투자) 성과를 감안하면 트레이딩 손익 역시 양호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증권업종 투자의견을 긍정적(Positive)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CFA는 2분기 이후로는 이익 감소를 전망하는 시각을 보이면서도 “지난해 3월 증시 급락 이후 부동산PF와 ELS 자체 헤지가 축소되어 브로커리지의 이익 기여도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아졌다”면서 “금리 하락이 지속돼야 이익의 추가 성장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추가 유동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지만 추가 금리 인하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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