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임시주총 서 이사회 전원 교체 한앤코 임원 합류쇄신 앞당겨 브랜드 가치 회복 및 사업 다각화 나서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오는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 이사·감사 신규 선임에 관한 안건을 상정한다.
정관 변경은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인수하며 약속했던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것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분리하는 제도다. 집행임원이 이사회로부터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권과 집행권을 위임 받아 이를 결정·집행하고, 이사회는 집행임원의 이러한 결정·경영을 감독한다.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남양유업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멤버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한다. 사내이사와 비상무이사 후보는 모두 한앤컴퍼니 임원들이다. 이동춘 한앤컴퍼니 전무가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김성주·배민규 한앤컴퍼니 전무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내정됐다. 사외이사와 감사 역시 모두 신규 선임한다.
이번 주주총회 공고는 아직 남양유업의 인수대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시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후 계약대금 지급이 완료되면 경영권이 넘어간다.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 계약대금 지급일 기한은 다음달 31일로 아직 한 달 여 남아있다. 그러나 기존 이사진인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등 오너일가가 이미 경영에서 손을 뗐고 기존 이광범 대표도 불가리스 사태 당시 사의를 표명한 상황인 만큼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빠르게 이사회 구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대금 지급 역시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남양유업이 다음달부터 새 이사회와 함께 새 출발에 나서면서 추후 실추된 브랜드 가치 회복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남양유업의 이미지 제고다. 남양유업은 수년간 이어온 논란들로 인해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상황이다. 한앤컴퍼니 역시 브랜드 쇄신을 가장 먼저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최근 이미지 개선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도입한 협력이익공유제에 따라 최근 전국 대리점에 2억500여 만원의 협력 이익금을 처음으로 지급했다. 협력이익공유제란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사전 약정에 따라 나누는 것을 말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자율적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한 이래 5년간 시범 운영하기로 한 바 있다. 대리점 갑질이라는 꼬리표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에는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온라인상에서 근거 없이 비방했던 사건에 대해 2년만에 사과했다. 남양유업은 매일유업 측에 재발 방지와 사과를 수차례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대승적 차원에서 남양유업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이 역시 주인이 바뀌면서 쇄신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양유업의 이미지 개선 외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매출액이 9489억원까지 주저 앉았고 771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남양유업이 경쟁사인 매일유업, 빙그레 등과 비교해 우유, 분유 매출 비중이 더 커 저출산 관련 리스크가 크다. 국민의 우유 소비와 분유 소비가 크게 줄었는데 남양유업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우유, 분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볼트온’ 전략을 취할 것으로 기대된다. 볼트온 전략이란 사모펀드가 동종 업종 기업, 플랫폼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방식을 말한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동부팜가야, 2015년 대영식품을 사들인 뒤 웅진식품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웅진식품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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