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한샘 인수 위해 2995억원 출자 온·오프라인 유통망 활용 시너지 효과 기대가구시장 현대·신세계와 백화점 업계 3파전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IMM PE의 한샘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SI)로 낙점됐다. 롯데쇼핑은 IMM PE가 설립할 예정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2995억원을 출자한다.
IMM PE는 지난달 한샘의 최대주주인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7인의 지분(30.21%)과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한샘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샘이 제시한 매각가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이번 투자로 한샘의 최대주주 외 지분 30.2% 중 약 6%를 확보하게 됐다.
◇ 롯데그룹 계열사와 유통망 확장으로 상호 시너지 = 롯데쇼핑은 최근 홈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샘 인수로 상품, 컨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IMM PE의 경영권 인수 PEF에 출자를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한샘을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백화점과 쇼핑몰 등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 기획 등 다방면으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외에도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와 롯데건설 등 여러 계열사와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까사미아가 가전을 결합해 삼성디지털프라자와 복합 스토어를 열고 있는 것처럼 롯데 역시 전국 롯데하이마트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리모델링과 빌트인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측면에서도 롯데건설과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쇼핑은 최근 리빙 컨텐츠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한샘과 손잡고 전국의 백화점 점포에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 대규모 체험형 리빙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발길을 이끌어 백화점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한샘은 가구 외에도 스마트홈, 렌탈, 중개플랫폼 등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한샘 역시 롯데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면 업계 독보적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중동 행보 신동빈, ‘알짜 매물’ 한샘은 잡았다 = 업계에서는 이번 한샘 인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수합병(M&A) ‘승부사’ 기질이 깨어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롯데는 M&A 시장 매물들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이커머스 플랫폼인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다나와와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 등 올해 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롯데가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 체제 하에 공격적인 M&A를 추진하며 덩치를 불려왔다. 특히 2015년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 및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한 것은 롯데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꼽힌다.
그러나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오너 부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투자 여력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롯데는 수년간 ‘정중동’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 신세계그룹과 맞붙었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롯데온과의 시너지를 따져보다 아쉽게 놓쳤다. 이번 한샘 인수전에서는 강력한 경쟁사 LX하우시스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LX하우시스는 한샘을 인수하면 건자재와 인테리어, 가구까지 더해져 토털 인테리어 시장을 단숨에 장악할 수 있었다. 가구 계열사를 보유한 신세계, 현대 등 경쟁사들이 매년 커지는 가구 시장에서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던 롯데 입장에서도 한샘은 놓치기 아까운 매물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IMM PE가 롯데의 손을 들어주면서 롯데는 확실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한샘을 손에 넣게 됐다.
◇현대리바트·까사미아와 경쟁···가구업계 ‘백화점 3파전’ 본격화 = 롯데쇼핑이 한샘 인수를 타진하면서 가구업계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롯데백화점까지 백화점업체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현대리바트를 인수하면서 업계 3사 중 가장 먼저 가구시장에 뛰어들었다. 2018년에는 건자재 전문 기업 한화L&C를 인수해 리빙, 인테리어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8년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가구업계에 발을 들였다. 유통 경쟁사들이 이미 가구 계열사를 통해 백화점과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롯데는 뒤늦게 가구 시장에 진출하는 셈이다.
가구업계 후발주자지만, 롯데는 한샘 인수로 가구 시장에서 단숨에 1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한샘은 2013년 가구업계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했으며, 이후 4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2조6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리바트의 작년 매출이 1조3846억원 수준이고, 까사미아는 1634억원 수준으로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백화점업계에 가구·리빙 카테고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쇼핑이 뒤늦게 가구시장에 발을 들이려는 것”이라며 “한샘 인수로 롯데쇼핑뿐만 아니라 한샘도 롯데그룹 계열사와 만나면 높은 시너지가 예상되는 만큼 IMM PE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dayi@newsway.co.kr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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