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잇딴 인수 및 투자로 큰 손 도약디지털 사업 확대 통한 온·오프 통합 목표정작 통합 첨병 ‘마켓포’ 8개월째 테스트만
그러나 GS리테일이 플랫폼 쇼핑에 열을 올린 사이 통합 GS리테일 출범과 함께 선보일 것이라던 ‘마켓포’의 행방은 묘연하다. 8개월째 시범 운영 중으로 정식 론칭 시점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마켓포를 통해 ‘초대형 커머스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란 당초의 목표는 변함이 없지만 풀어야 할 숙제를 뒤로 미룬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독보적인 큰 손으로 떠올랐다.
GS리테일은 지난 4월 메쉬코리아에 508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7월 펫프렌즈 인수, 8월 요기요 인수 등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이어 당근마켓, 팀프레시, 쿠캣 등 플랫폼 투자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플랫폼 투자 시장에서 GS리테일은 인수 건수로만 놓고 봤을 때 가장 많은 딜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잇따른 투자에 대한 목표는 명확하다.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사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오는 2025년까지 디지털 사업 규모를 5조8000억원까지 성장시키겠단 계획이다.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도 디지털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미래를 위한 GS리테일의 이 같은 방향성은 적절하단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통의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경쟁사들 또한 디지털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새판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네이버,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빅3로 도약을 이뤘고, 롯데는 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키우는데 사활을 걸었다.
다만 GS리테일 ‘온라인 대전환’의 첨병 역할을 맡은 쇼핑 플랫폼 ‘마켓포’의 론칭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마켓포는 GS홈쇼핑·GS더프레시·랄라블라·심플리쿡·달리살다 등 GS리테일 계열사를 한데 모은 통합 커머스다. 지난 4월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시범 운영 중이다.
업계는 통합 GS리테일 출범에 맞춰 GS리테일이 마켓포를 공식 론칭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GS리테일도 통합 몰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마켓포를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구심점 역할로 삼겠다는 의도였다.
마켓포를 향한 GS리테일의 장고는 투자한 플랫폼과의 시너지 전략 및 경쟁사와의 차별화 부재 탓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 모두 뛰어들었고, 네이버와 쿠팡 등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의 이커머스들은 오픈마켓을 도입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으며, 당일배송, 새벽배송을 넘어선 퀵커머스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배송 시간을 줄이는데 혈안이다.
이는 곧 후발주자인 마켓포에게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미다. 운영 초기 지적됐던 사항들이 현재는 많은 개선을 이뤘으나, 테스트 중인 것을 감안해도 마켓포는 불편하다. 일부 계열사 간 합배송은 여전히 불가능하며, 결제 또한 따로 해야한다.
GS리테일이 신규 투자한 플랫폼을 통해 마켓포의 고도화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딜과 요기요, 심플리쿡과 쿠캣, 어바웃펫과 펫프렌즈 등 서비스 중첩으로 인한 자기 잠식(카니발리제이션)에 대한 우려는 풀어야 할 숙제다.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GS리테일이 구축한 오프라인 점포는 신세계와 롯데가 가진 백화점과 대형마트와는 다르다. 편의점을 물류 거점으로 삼기에는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게다가 퀵커머스와 편의점은 겹치는 영역이 많아 생계가 연관된 가맹점주들의 상권 침해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켓포와 신규 플랫폼 기업 간의 효율성 및 시너지 극대화 모색으로 공식 론칭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마켓포만의 차별화된 방향성을 보여줘야 승산이 있는 만큼 GS리테일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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