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2E 게임 ‘엑시인피니티’, 게임 내 SLP 토큰 가치 1/10 수준 하락최근 이슈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P2E 비즈니스···경제 순환 시스템 부재게임 내 경제·밸런스 무너지면 유지 불가능···무차별 ‘P2E’ 편승 주의해야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P2E의 게임의 대명사로 알려진 스카이마비스의 ‘엑시인피티니’가 게임 내 경제 시스템 붕괴로 위기에 놓였다. 게임 내에서 획득하는 SLP 토큰의 가격이 기존 대비 1/10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
엑시인피니티는 포켓몬에서 영감을 받은 블록체인 기반 NFT(대체불가능토큰) 게임이다. 게임 내 펫인 ‘엑시’를 NFT로 만들었으며, 이를 교배·거래해, 특수한 엑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게임 내에선 미션을 통해 AXS, SLP 토큰을 얻을 수 있다.
AXS는 거버넌스 토큰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하거나 스테이킹,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된다. SLP토큰은 게임 내 배틀이나 퀘스트 등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얻은 재화는 바이낸스, 유니스왑, 업비트 등에서 실제 가치가 있는 화폐로 전환할 수 있다.
당초 엑시인피니티는 필리핀 서민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P2E 게임의 화두에 올랐다. 학생은 물론 자영업자, 전업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엑시인피니티를 통해 수익을 얻었으며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엑시인피니티의 SLP 토큰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가상자산 가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SLP 토큰은 지난 7월 400원 수준에서 21일 기준 36원으로 1/10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유저들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급격하게 떨어지게 됐다.
SLP 토큰 가격 하락의 원인은 지나친 현금화다. P2E 게임은 게임 내에서 얻은 재화를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시키기 위해 재투자하거나 현금화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유저들이 엑시 육성에 토큰을 사용하기 보단 현금화하는 비중이 늘면서, 시장에 토큰이 대거 유입되게 됐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치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에선 나트리스가 개발한 P2E 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가 비슷한 이슈를 겪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시세 사이트 덱사타에 따르면 무돌토큰은 지난 1일 165원이었으나 21일 기준 9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무한돌파삼국지는 일반적인 게임에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연동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엄밀히 말하면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은 아니다.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 토큰을 얻고 이를 클레이스왑으로 다른 가상자산으로 바꾸는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사실 무돌토큰의 가격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게임 내에서 토큰을 활용할 뚜렷한 사용처가 없어서다. 쉽게 말해 게임 내에서 캐릭터 육성을 위해 토큰을 재투자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반면 돈을 벌기 위해 유입된 유저들의 토큰 판매량은 늘었고, 자연스럽게 토큰 가격은 떨어지게 됐다. 게임 내 시스템 부재로 벌어진 일이다.
게임업계에선 ‘게임성’과 생태계 유지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P2E 게임의 필수라고 말한다. 최근 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P2E 게임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게임사들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에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NFT 게임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블록체인 게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사내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만의 스타일로 어떻게 적용할지, 게임성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의 미르4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P2E 게임의 선두주자다. 게임 내 가장 중요한 재화인 ‘흑철’을 통한 경제 시스템 유지, 그리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유저들간의 전쟁을 벌이는 콘텐츠 등 게임성까지 잡았다는 평가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P2E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는 ‘게임성’이 필수적인 요소”라며 “게임에 억지로 P2E를 적용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결국 재밌는 게임이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k8silve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