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선임돼 이달 2일 취임 100일 맞아증권 덩치 키우는 등 비은행 부문 드라이브조직개편, 해외진출 등 디지털·글로벌도 강화
함영주 회장이 하나금융그룹을 이끈지 100일이 됐다. 함 회장은 취임 일성대로 지주의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비은행, 디지털, 글로벌 등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자회사 증자에 나서는가 하면 글로벌 금융사 지분 인수, 조직개편 단행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회장은 이달 2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말단 행원부터 은행장, 그룹의 부회장을 거친 그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하나금융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하나금융의 수장이 된 함 회장이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내건 전략은 크게 비은행, 디지털, 글로벌 등 3가지다. 저성장 고착화, 고령화 가속, 금융업의 경계 해체 등 금융의 변곡점에서 하나금융이 최고가 되기 위해선 해당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의 지난 100일의 행보를 봐도 알 수 있다.
우선 비은행 부문의 경우 가시적으로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곳은 증권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 하나증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확충 목적으로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6조원으로 덩치를 키운 하나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자리도 넘볼 수 있게 됐다. 이달부터는 사명을 '하나금융투자'에서 '하나증권'으로 바꿨다.
하나증권은 지난 4월 베트남 등 신남방 채널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베트남 1위 국영은행의 증권 자회사 BIDV 증권(Securities) 지분도 인수했다. BIDV는 앞서 하나은행이 2019년 지분인수를 진행한 곳이기도 하다. 추후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디지털 부문은 지난달 초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강화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와 관계사 실질 지원 확대를 위해 그룹디지털총괄 산하에 ▲디지털전략본부 ▲데이터본부 ▲ICT본부를 뒀다.
또 그룹전략총괄 산하에 신사업전략팀을 신설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 미래산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그룹 투자·제휴 역량을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전 관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등 디지털 인재 육성도 강화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부문은 하나증권의 베트남 증권사 지분투자 외에도 지난 4월 하나은행에서 국내 은행 최초로 대만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타이베이지점'을 신설하며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대만, 인도, 독일, 싱가포르, 멕시코 등 대한민국 10대 교역 거점 모두에 네트워크를 둔 유일한 은행이 됐다.
다만 함 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있다. 당장 국내 시장 입지 강화가 급선무다.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우리금융그룹이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도 꾸준히 성장해오긴 했지만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익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나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73.9%로 우리금융(86.1%)보다 낮지만 리딩금융을 다투는 KB금융(67.3%)과 신한금융(61.6%)에 비해서는 높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은 취임 당시에도 강조했 듯 비은행과 디지털, 글로벌에 많은 관심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며 "그간 내실다지기 등을 해온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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