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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계 이자부담↑ 불가피

한은 빅스텝

기업·가계 이자부담↑ 불가피

등록 2022.07.13 13:45

수정 2022.07.13 14:03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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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통위서 기준금리 0.50%포인트 올려물가상승·한미 금리 역전 등 압박에 결국 '빅스텝'이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도 피할 수 없을 전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치솟는 물가, 한미 금리 역전 우려 등 압박에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다만 한은이 '빅스텝'을 밟게 되면서 시장의 여파도 적잖을 전망이다. 특히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해 실물 경제 침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13일 이창용 한은 총재 주재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앞서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적은 있지만 기준금리를 0.50%포인트나 인상한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수 밖에 없던 배경으로는 치솟는 물가와 미국과의 금리 역전 등이 꼽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6.0% 올랐는데,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제 주체들의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이는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도 '빅스텝'을 부추겼다. 앞서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차이는 0.00~0.25%포인트였다. 만약 이번에 한은이 '빅스텝'을 밟지 않고 0.25%포인트만 올렸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스텝시 0.00~0.25%포인트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또한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하게 된다면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차는 0.25~0.50%포인트로 높아진다. 이처럼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자본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물가를 잡기 위해 빅스텝에 나섰지만 이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가게 되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자부담이 늘게 되면 결국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실물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장 기업들의 금융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90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대기업 1조1000억원, 중소기업 2조8000억원 등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바라봤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16%로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12.4%보다 약 3.6%포인트 높다. 여기에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이자 부담까지 커지게 되면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 역시 마찬가지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여신금리와 수신금리가 모두 오르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작년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6조4000억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도 289만6000원에서 321만9000원으로 커지게 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가계부채 문제가 경착륙하면서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과잉 대응(overkill)'과 그에 따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의 진입이 우려된다"며 "인플레 기대심리 확산에 따른 고물가 고착화 방지 목적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나 통화정책의 '과잉 대응'에 따른 가계부채 경착륙 가능성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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