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은 원한다면 분리 매각도 검토"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은 美판단 관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 질문에 "국정과제로 선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어떻게 잘 실행하는가 하는 문제가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해 정부에서 결정한 사안인데 우리가 그것을 거부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직원들이 상황을 좀더 냉정하게 봐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논의되기 시작된 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부터다. 이에 노조는 본점 이전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경쟁력을 훼손시킨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산업은행 노조와 직원들은 이날도 본점 이전에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 전 직원을 책임지는 회장으로서 우리 직원들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다"며 "부산 이전은 올해 1월 당시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제시됐고 이후 후보자들의 발언을 거쳐서 국정 과제로 선정, 그리고 제가 산업은행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아직도 산업은행이 왜 부산에 가야하는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또 그런 의구심은 타당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정과제로 선정됐는데 직원들과 '간다, 안간다'를 토론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지금 100일 정도가 됐는데, 부산 가야 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제가 설명하는 데 좀 불충분했다라는 반성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가능하려면 법 조항을 개정을 해야하므로 그때까지 많은 직원들과 이 문제에 관해 깊이 토론도 하고 서로의 생각을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직원들을 설득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에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에도 강 회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마련했지만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던 바 있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 의미에 대해서도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 고도 성장 시기 부·울·경 지역의 제조업 중심 기지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첨병이었다"며 "부·울·경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도래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울경 지역이 뒤쳐지는 형태가 돼 부·울·경 지역도 새로운 4차산업 혁명 전초기지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 부산 이전은 그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수도권과 부·울·경 두 축으로 지속 가능한 삶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프로세스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정해진 것이 없고, 산은이 부·울·경 지역을 부흥시키라는 새로운 역할 부여가 있으므로 이를 어떻게 실행할 지, 법 개정 이전엔 어떻게 할지, 그런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의 컨설팅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면서 "회사의 경쟁력 강화와 빠른 매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이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빠른 매각이 필요한데 분할 매각을 원하는 쪽이 있다면 여러 조건을 봐서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일각에서 흘러나온 얘기처럼 대우조선의 방산 부문을 떼어내고 해외로 매각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서는 "여러 일정을 감안했을 때 올해 안에 미국 측 판단이 나올 것"이라며 "현재 이해하기로는 미국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미국 판결에 준하는 결론을 내놓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며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외교부, 산업부 등 정부 부처와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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